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산업단지에 있는 LG전자(066570) TV공장이 현지 폭도들에 의해 완전히 불에 탔다.
재계와 외교부 등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새벽 1시께 남아프리카 북부 더반에 있는 LG전자 공장에 90여명에 달하는 폭도들이 침입해 TV를 비롯한 가전제품을 약탈했다. 이후 새벽 2시께 120여명의 무리가 다시 한번 생산라인과 물류창고에 침입해 약탈과 방화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은 전소된 상태다.
LG전자는 이번 폭동 사태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물적 피해는 안전 문제로 현장에 접근하기 어려운 현재로서는 정확한 추산이 불가능하다. 더반 사업장은 TV와 모니터를 주로 생산해 현지에 판매해 왔으며, 공장 근무인원은 100여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지 정부와 경찰, 소방당국에 연락해 병력을 투입 해달라 했지만, 시위대 방어 때문에 대응이 어렵다는 말만 들었다”고 말했다.
주남아공 한국대사관은 “이번 사건 해결을 위해 현지 당국과 협업하고 있다”면서 더반 지역 등에서 이동을 자제하고 이날 가급적 영업을 중단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지 교민 매장도 약탈 대상이 되면서 교민과 주재원 등의 안전 문제도 불거진 상태다. 더반 산업단지에는 LG전자 뿐 아니라 삼성전자(005930) TV 공장도 자리잡고 있어 추가 피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다만 삼성전자 사업장은 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지에서 발생하는 약탈과 폭동 상황에 대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폭동은 주로 주마 전 대통령 구금에 항의하는 이들이 정부에 맞서며 시작됐다. 앞서 최고 법정인 헌법재판소에서 법정모독 혐의로 15개월 형을 받고 지난 2일 수감된 주마 전 대통령은 12일부터 헌재에 판결을 취소해달라고 낸 신청에 대한 심리를 받고 있다. 주마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2009년∼2018년) 자신의 부패혐의 조사를 위한 사법위원회에 출석하라는 헌재의 명령을 거부하다가 구금됐다.
반정부 시위는 나흘 전부터 주로 주마 전 대통령의 고향인 콰줄루나탈주를 중심으로 시작했지만 지난 주말 경제 중심도시 요하네스버그까지 확산됐다. 이 와중에 요하네스버그가 있는 하우텡에서 4명, 콰줄루나탈에서 2명 등 6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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