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카카오의 질주에 코스피 시가총액 3위 자리를 내주며 체면을 구겼던 네이버(NAVER(035420))가 약 한 달 만에 제자리를 찾았다. 2분기 실적 발표가 다가오는 가운데 네이버의 탄탄한 이익 체력이 다시 주목받으며 외국인과 기관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13일 네이버는 전 거래일 대비 5.38% 오른 44만 1,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44만 2,000원까지 주가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네이버의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72조 4,402억 원을 기록해 카카오(71조 7,803억 원)를 제치고 시가총액 3위를 다시 탈환했다. 앞서 네이버는 자회사들의 상장 이슈 등으로 급등세를 보이던 카카오의 기세에 밀려 지난달 15일 처음으로 카카오보다 낮은 시총 순위를 기록한 바 있다. 카카오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지 7년 만에 네이버를 꺾고 시가총액 3위를 차지했지만 약 한 달 만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네이버의 급등은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외국계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네이버의 2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증가한 1조 6,330억 원으로 전망하며 목표 주가를 55만 원으로 올려잡은 것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날 기관과 외국인투자가는 네이버를 각각 765억 원, 953억 원어치 사들여 순매수 상위 1위, 2위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네이버의 검색 플랫폼 성장률이 지난 2019년과 2020년의 연간 성장률인 6~9%를 크게 웃돌 것이며 커머스·핀테크·클라우드 부분에서도 40%의 고성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증권가는 카카오의 시가총액이 올 6월에만 20조 원 가까이 늘어나는 등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다는 점도 네이버의 상대적 매력을 부각시키는 요소라고 보고 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본사 중심 연결 실적만으로도 영업이익 규모가 2022년 전망치 기준 카카오의 148% 수준”이라며 “테크핀·콘텐츠 등은 카카오와 비슷하게 고성장하고 있고 커머스는 카카오 대비 우위인 만큼 네이버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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