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오는 2024년까지 국가 채무 증가율이 연평균 9.3%로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의 연평균인 5.4%의 두 배 가까이 높아질 예정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재난 지원금의 지급 비율을 놓고 여야가 다툴 것이 아니라 2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국가 채무를 더 갚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13일 정연호 기재위 수석전문위원이 작성한 ‘2차 추경 검토 보고서’에는 “국가 채무 비율이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추가 세수 사용에 있어 국가 채무 상환 비율 상향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나랏빚은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8년 680조 5,000억 원에서 올해 963조 9,000억 원으로 3년간 300조 원 가까이 늘었다.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연평균 5.4% 증가했던 국가 채무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9.3%씩 불어난다. 이에 따라 국가 채무 비율 역시 2019년 37.6%에서 2024년 54.7%로 17.1%포인트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재위는 저출산·고령화로 재정수입 감소 및 재정지출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추가 세수의 사용에 있어 나라 빚을 갚는데 좀 더 높은 비중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재위는 2차 추경 편성 과정에서 기존 예산 사업의 구조 조정이 아니라 국세 수입의 경정만으로 세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재정 건전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으로 초과 세수 지속이 불확실한데다 국가재정법의 취지에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세계잉여금 중 지방교부세 등 정산분을 제외한 나머지를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및 국가 채무 상환에 각각 30% 이상을 사용하고 그 나머지 중 일부를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 쓸 수 있다.
기재위는 보고서를 통해 “이번 추경예산안은 국채 발행 없이 국가 채무를 일부 상환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점에서 바람직하다”면서도 “적정 추경 규모의 산정을 전제로 국가 채무상환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