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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차 직접 뜯어봐라" 기아 공장에 전시된 벤츠·BMW

[비즈카페]

6일간 광명공장 식당 4개소 순회

송호성 사장 품질경영 강화 일환

기아 광명 직원들이 식당 앞에 전시된 K9과 독일 경쟁사 차량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기아




지난 7일 기아 광명공장. 기아의 생산 총 본산인 이 공장 식당 앞에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E300, BMW 520, 아우디 A6가 한 대씩 전시돼 있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기아의 플래그십 세단 K9의 경쟁 차량들이다. 식사를 마친 직원들은 독일 경쟁 차량들을 이모저모 뜯어봤다. 외관을 훑어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승차해 기능을 시연해보고 보닛을 열어 엔진룸을 살펴보거나 단차·굴곡 등 차량 마감을 꼼꼼히 살폈다.

반응은 다양했다. “도장 마감이 깔끔하다” “이중 접합이 잘돼 있다” “브랜드의 우월함이 느껴진다” 등 경쟁사의 실력을 인정하거나 “편의 사양 등 상품성은 더 뛰어나다”며 K9이 우위에 있는 점을 꼽기도 했다. 공통적인 반응은 독일 명차와 겨뤄 이기려면 품질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기아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7일까지 총 6일간 광명공장 내 식당 4개소를 순회하며 경쟁차 전시회를 열었다.



이번 경쟁차 전시회는 송호성 기아 사장의 의지에서 비롯됐다. 생산 공장에서 신차 양산 시점에 맞춰 국내외의 경쟁 차량을 사내에 전시해 초기에 품질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의도였다. 지난해 7월에는 카니발의 글로벌 시장 경쟁 차종인 혼다 오딧세이, 도요타 시에나 등을 전시해 직원들의 품질 의식을 높여 초기에 안정적인 시장 진입을 이룰 수 있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에서 경쟁력 향상을 위해 경쟁차를 사내에 들이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R&D) 심장부인 경기도 남양연구소에서는 국내외 경쟁차 100여 대를 전시하는 ‘R&D 상생 모터쇼’를 연다. 세계 명차를 뜯어보며 전 세계 자동차 개발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고 최근 현대차의 개발 흐름도 읽을 수 있는 행사다. 이렇게 분해된 차량의 골격과 부품들은 모터쇼 기간에 협력사들에 공개된다. 주로 부품을 제조해 납품하는 협력사들 입장에서는 큰돈을 들이지 않고 세계 명차의 각종 기술을 배울 기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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