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교회 신도를 세뇌시켜 허위 고소를 종용한 혐의를 받는 교회 장로부부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이선혁 부장검사)는 15일 한 교회 장로 A씨와 그의 아내이자 같은 교회 권사인 B씨, 집사 C씨를 무고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A씨는 현직 검찰수사관(4급 서기관)으로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9년 2월부터 8월까지 같은 교회에 다니던 세 자매에게 아버지로부터 어릴 때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거짓 기억을 주입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세 자매는 교회 내에서 하나님의 직통계시를 받는 선지자로 추앙받았던 A씨 등의 말을 그대로 믿었다. A씨 등은 비슷한 시기에 또 다른 여성신도에게도 ‘삼촌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세뇌했다.
A씨 등은 여성들의 아버지와 삼촌 등이 자신들에 대해 이단 의혹을 제기하자 두 사람의 딸과 조카로 하여금 같은 해 8월 성폭력 혐의로 허위 고소하도록 부추겼다.
세 자매는 지난해 초 뒤늦게 아버지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고, 아버지는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이후 A씨 등은 지난해 4월 경찰에 무고 혐의로 고소를 당했고, 경찰은 같은 해 10월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 6월까지 사건 관계인 및 피의자들을 소환 조사한 끝에 A씨 등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수사관인 A씨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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