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이 통합 후 첫 대규모 투자로 요기요를 선택했다. 2시간 이내 단거리 배달업인 퀵커머스 사업에 소규모 투자를 이어오던 GS리테일이 요기요 인수로 승부수를 던졌다. 사모펀드(PEF) 간 경쟁 구도로 다소 시들했던 매각도 활기를 띠게 됐다.
15일 투자은행(IB)과 유통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요기요 지분 100% 인수에 참여하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퍼미라와 함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GS리테일은 이번 매각 초기부터 독자 인수를 위한 내부 검토를 이어왔다. 다만 1조~2조 원에 달했던 예상 매각가에 비해 흔들리는 업계 2위라는 지위, 물류 등 추가 투자의 부담으로 한때 인수 의사를 접었다. 그러나 배달업의 성장세에 주목해온 글로벌 사모펀드가 손을 내밀면서 완주 의사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GS홈쇼핑과 통합하며 온오프 유통시장의 강자로 거듭나려는 GS리테일은 요기요를 인수할 경우 단거리 물류의 경쟁력을 단번에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인 것으로 풀이된다. 동남아 등 성장세를 보이는 해외 진출에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GS리테일은 최근 1~2시간 내에 상품을 배달해주는 ‘퀵커머스’ 영역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편의점과 슈퍼마켓 상품을 빠르게 주문해 배달 받을 수 있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우딜-주문하기’를 출시했다. GS25의 상품 1,100여 종과 우리동네마트의 상품 3,500여 종을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로 론칭 후 10일간 누적 주문 10만 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또 GS리테일은 이 같은 배달 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4월 배달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의 지분 19.53%를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배달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배달의민족이 퀵커머스 대표로 꼽히는 ‘B마트’를 운영하고 있고, 최근 쿠팡이츠까지 ‘쿠팡이츠 마트’를 선보이며 시장에 진출하자 경쟁력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요기요는 최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배차 시스템 ‘요기요 익스프레스’를 통해 빠른 배달 역량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고 퀵커머스인 ‘요마트’도 운영한 경험이 있어 GS리테일과의 시너지를 기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신세계 쓱닷컴 등 신선 식품 e커머스에 3,500억 원 투자, 9,000억 원에 달하는 잡코리아 인수 등 국내 플랫폼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온 글로벌 사모펀드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퍼미라는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낯선 이름이지만 영국의 풋웨어 브랜드 닥터마틴, 이탈리아 명품 스니커즈 골든구스(Golden Goose) 등 소비재 투자로 이름을 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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