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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 한 달…그 사이 쑥쑥 큰 경쟁자들[백주원의 리셀]

지난달 17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가 지난달 20일 오전 폭격을 맞은 듯 뼈대를 드러낸 모습/연합뉴스




쿠팡 덕평 물류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지 딱 한 달이 됐습니다. 지난달 17일 오전 5시 30분경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쿠팡의 덕평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지난달 22일 오후 4시가 넘어서야 비로소 완진된 사건이었죠. 이 화재 사건은 쿠팡에게 생각보다 많은 후유증을 남겼습니다. 금전적 손실은 물론이고, 아직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는 주문 후 바로 다음 날 배송해주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신 CJ대한통운이나 한진택배 등 협력사를 통해 이틀 뒤에 일반 택배로 배송해주고 있죠.

급감한 이용자 수…코로나19에 다시 찾은 로켓배송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난 17일에도 경기도 일부 지역의 경우 쿠팡 로켓배송 상품들 옆에 '+2일'이라는 표시가 있다./모바일화면캡처


쿠팡 불매 운동도 심심치 않은 영향을 줬습니다. 화재 진압 과정 중 소방대원 한 명이 사망하면서 쿠팡을 향한 대중들의 분노가 거세졌고, 실제 이용자 수도 급감했습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하기 전 2주(6월 3일~16일)간 평균 일 이용자 수(DAU, AOS·iOS 합산)는 약 945만 명이었는데 화재가 발생한 후 2주(6월 17일~30일)간 평균 일 이용자 수는 약 834만 명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순식간에 110만 명이 넘는 이용자들이 등을 돌린 거죠. 심지어 800만 명 밑으로 떨어진 날도 있었습니다.

쿠팡은 화재가 발생한 즉시 유가족을 위한 장학기금 마련이나 덕평 물류센터 직원들의 전환 배치 등 여러 지원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화재로 피해를 본 인근 지역 주민들을 위한 주민 피해지원센터도 마련했죠. 또 쿠팡 임직원들이 직접 화재가 발생한 덕평리 인근 지역을 찾아 환경 정화 활동도 했습니다.

이러한 쿠팡의 노력이 통해서일까요. 아니면 쿠팡의 ‘로켓배송’이 그동안 우리 생활에 깊숙이 스며들었던 걸까요. 쿠팡 불매 운동이 무색하게 쿠팡은 최근 2주(7월 1일~14일)간 평균 DAU 908만 명을 기록하며 화재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습니다. 특히 이달 초 코로나19 4차 유행이 시작하면서 이용자들은 쿠팡의 로켓배송을 다시 찾기 시작했고, 일부 상품은 일시 품절되는 사태까지 벌어졌죠. 결국, 쿠팡은 밀려드는 온라인 주문 수요에 지난 15일 택배 배송 아르바이트 ‘쿠팡플렉스’의 건당 배송 단가를 한시적으로 20~25% 인상하기도 했습니다.

빠른 배송 시작한 네이버, e커머스 2위 오른 이마트


네이버는 14일 CJ대한통운을 비롯해 물류 전문 스타트업들과 손잡고 풀필먼트 데이터 플랫폼인 ‘NFA’를 론칭했다./사진 제공=네이버




쿠팡이 이렇게 화재 수습에 여념이 없던 그 한 달 사이. e커머스 업계도 꽤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경쟁자들의 급성장이죠. 우선 네이버가 쿠팡의 로켓배송에 맞서 CJ대한통운을 비롯한 물류 전문 스타트업들과 ‘물류 동맹’을 맺고 온라인 풀필먼트 데이터 플랫폼인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네이버의 45만 명에 이르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이 NFA에서 상품에 따라 주문 후 바로 다음 날 도착하는 빠른 배송 서비스나 신선식품 배송에 특화된 냉장·냉동 풀필먼트 서비스 등을 한눈에 비교하고 이용할 수 있게 된 거죠. 앞으로 네이버는 NFA를 통해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물류 데이터 분석이나 사업자별 물류 수요 예측, 물류 데이터 어드바이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오프라인 점포를 최대 무기로 가진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도 지난달 말 이베이코리아를 인수를 위한 ‘지분 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하며 e커머스 점유율 기준 쿠팡을 제쳤습니다. 지난해 기준 국내 e커머스 시장 점유율이 네이버(18%),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 순이었는데, 이마트가 운영하는 SSG닷컴의 점유율 3%를 합산하면 15%로 단숨에 2위에 올라선 거죠. 이마트는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신세계그룹의 사업 구조를 ‘온라인과 디지털’로 180도 전환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쿠팡부터 GS리테일까지…퀵커머스도 치열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일대에서 시범 서비스 시작한 쿠팡의 즉시 배송 서비스 '쿠팡이츠 마트' 이용화면/쿠팡이츠 앱 화면 캡처


e커머스 뿐만 아니라 퀵커머스(즉시배송) 시장에서의 경쟁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쿠팡은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일대에서 식료품과 생필품 등을 즉시 배송해주는 ‘쿠팡이츠 마트’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배달의 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고 있는 B마트가 ‘편의점을 대체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시장을 선점해있는 상황이죠. 도심형 물류센터(MFC) 확충에 나선 메쉬코리아와 새벽배송 신흥강자 오아시스마켓도 퀵커머스 합작법인 ‘브이’를 출범하고 하반기 중 ‘브이마트’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여기에 지난 1일 GS홈쇼핑과의 통합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한 GS리테일도 퀵커머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편의점과 슈퍼마켓 상품을 주문해 즉시 배달받을 수 있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우딜-주문하기’를 출시한 데 이어 사모펀드와 연합을 맺고 요기요 인수전에도 참전했죠.

쿠팡은 지난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면서 그들의 미션이 “고객들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를 느끼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물류센터 화재 여파와 경쟁자들의 성장 속 쿠팡은 과연 이 미션을 완수할 수 있을까요?



※‘백주원의 리셀(Resell)’은 시시각각 급변하는 유통 업계의 이야기를 알기 쉽게 쏙쏙 재정리해 보여드리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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