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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바이오&ICT
발의 1년만에 첫 관문 통과한 인앱결제법···업계 "아직 산 너머 산"

과방위 안건조정위, 전체회의 상정하기로 의결

민주당 의지 확고해 법안 처리 속도 붙을 전망

국내 콘텐츠 업계 “환영하지만 계속 지켜볼 것”

통상문제·중복규제 등 불확실성 요인은 숙제





앱 마켓 사업자가 앱 개발사에게 결제 시스템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를 통과하자 국내 콘텐츠 업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지난해 7월 관련 법안이 처음 상정된 이후 1년 만에 첫 문턱을 넘자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네이버, 카카오(035720)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드디어 큰 산 중에 언덕 하나를 넘었다”면서 “오래 끌어 왔는데 큰 결단을 내려 준 국회에 감사하고, 좀 더 속도를 내서 이달 내 본회의까지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 플랫폼 기업 관계자도 “구글에 대한 견제 장치를 제도적으로 마련하는 첫 단추를 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아직 본회의도 남아있고 시행령 등 하위 법령 정비 등 쌓인 과제가 많기 때문에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인앱결제 방지법은 구글, 애플, 원스토어와 같은 앱 마켓 사업자가 콘텐츠 사업자에게 특정 결제 방식을 강제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방송통신위원회에게 앱 마켓 사업자가 금지 행위를 했는지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있다. 내년 4월부터 웹툰, 웹소설, 음악 등 디지털 콘텐츠에 대해 인앱결제를 강제하려는 구글을 겨냥한 법안이다. 구글은 당초 올해 10월부터 인앱결제를 강제하려 했지만 개발자들의 불만에 유예기간을 6개월 더 두기로 했다.

인앱결제는 앱 마켓 내부 결제 시스템을 말한다. 앱 사업자가 인앱결제를 쓰면 앱 마켓에 15~30% 수수료를 내야 해서 구글의 새로운 정책에 대한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콘텐츠 플랫폼 업체들의 반발이 거셌다. 이들 업체는 스스로 외부 결제 시스템을 만들어 인앱결제를 우회한 덕분에 그동안 구글에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또 새로 생기는 비용은 작가들에게도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며 창작자 단체에서도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구글이 올 초 매출 100만 달러(약 11억 원)까지에 한해 수수료율을 15%로 낮춘다고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 추가로 웹툰, 웹소설, 오디오 등 콘텐츠에 대해선 금액 상관 없이 일괄 15%만 받는다고까지 했지만 업계 반발은 수그러 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을 여당이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에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까지 처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야당에서 반대하며 국민의힘 측이 소위원장으로 있는 법안심사2소위에서 진행이 멈춰 있었지만 이제는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 의지대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내에서 구글을 규제하려는 분위기가 고조된 것도 이번 전체회의 상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미국 뉴욕주 등 36개주와 워싱턴DC는 구글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이들 지방정부 검찰총장들은 시장 지배력을 가진 구글이 앱 마켓 수수료를 15~30%로 설정한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구글은 현재 매출 규모가 큰 상위 0.1% 미만의 개발사만이 30%의 수수료를 지불하기 때문에 0.1%만을 대변하는 소송이라고 반박했다. 또 구글 정책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웹 결제 등 다른 결제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고, 안드로이드 상에서 직접 앱을 배포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구글의 개방성을 강조했다.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전세계에서 앱 마켓 결제 방식을 규제하는 첫 국가가 되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상 문제와 관련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야당은 아직 미국 등 해외에서 인앱결제 규제와 관련해 확정된 내용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이 섣불리 나섰다가 한·미간 마찰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미 대사관은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이 미국 기업만을 타깃으로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점을 지적해 왔다. 그러나 여당은 미국에서 비슷한 취지의 법을 발의한 레지나 콥 애리조나주 하원의원과 미 앱공정성연대(CAF) 등이 한국에서 법안이 통과돼도 통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점을 내세우며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다.

중복 규제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가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또는 불공정행위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방통위가 규제하는 인앱결제 방지법은 중복 규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송상민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지난 4월 과방위 법안심사 소위에서 “중복 규제가 있게 되면 시장 혼란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며 “기관 두 군데서 같은 조치를 하면 법 위반을 판단하는 기준도 다르고 사업자는 어느 법을 따라야 될 지모르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복 규제 문제가 중대하다고 판단되면 법사위 단계에서 법안 처리가 어려울 수도 있다. 실제 지난해 민간 데이터센터를 국가재난관리시설로 지정하는 이른바 데이터센터법은 이미 정보통신망법에서 규율하는 내용과 겹치기 때문에 “법 체계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통과가 보류됐다.

애플은 이날 국내 구글 갑질방지법 통과에 대해 "(인앱 결제가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디지털 상품을 구매한 이용자들을 사기 위험에 노출시키고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약화시키는 등 고객 보호 장치들의 효과를 떨어트릴 것"이라며 "이 법안이 모든 이용자와 개발자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 목소리를 내면서 대한민국 정부 등 당국과 지속적인 논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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