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진·한파 등 재난까지 겹치면서 반도체 공급 부족은 올해 내내 화두가 되고 있다. 각국 정부는 반도체 칩 확보를 위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들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TSMC가 있다. TSMC는 독보적인 글로벌 1위 파운드리 업체다.
다만 최근 TSMC 주가는 선단 공정 중심의 투자 확대로 고정비 부담이 늘어나며 향후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시장 대비 수익률이 밑돌고 있다. 지난 6개월간 나스닥 수익률이 8.04%인 반면 TSMC의 ADR 기준 수익률은 -8.73%다. 하지만 회사 측은 최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고객사들과의 우호적인 가격 협상을 통해 향후 50% 이상의 매출총이익률을 지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파운드리 산업의 빡빡한 수급이 2021년 하반기, 그리고 오는 2022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칩 공급 부족에 따른 세트 업체들의 생산 차질 이슈가 잦아지면서 반도체 칩에 대한 고객사들의 재고 축적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성수기 효과에 따른 제품 수요 회복은 반도체 칩에 대한 추가적인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TSMC에 대한 우려는 현재 주가에 많이 반영돼 있다고 판단한다. 현 주가는 2021년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28.0배다. 과거 나타냈던 PER 배수 구간의 상단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부담감은 존재한다. 다만 파운드리 시장 내 확고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향후 안정적인 외형 성장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프리미엄 적용은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세공정 격차가 확대되며 인텔 등 기존 종합반도체(IDM) 업체들로부터 수주 확보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애플을 포함해 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하이퍼스케일러 업체들의 자체적인 칩 설계가 본격화될수록 TSMC는 파운드리 시장 내 선두 업체로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다. 인텔은 이달 26일(한국 시각 27일 오전 6시) 온라인 행사를 통해 2023년 이후 가동될 7㎚(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공정 진척 상황과 외부 파운드리 활용 세부 방안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TSMC가 2022년 하반기부터 3㎚ 공정을 본격적으로 도입할 예정인 만큼 파운드리 산업 내 지배적 위상은 더욱 돋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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