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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가 찜한 스타트업] VC 출신 대표가 차린 캡박스…“엔젤리그 통해 만원으로도 컬리 주주 될 수 있죠”

VC 출신 대표가 5월 서비스 선봬

조합 결성해 유니콘 소액투자 가능

지난달 가입자 한달새 195% 급증

연말께 시리즈A 투자유치도 검토

오현석 캡박스 대표.




코스닥·코스피 투자로 소소한 수익을 올린 한 투자자가 어느 날 “카카오 주식이 90% 오른 동안 컬리 주가는 236% 치솟았다”는 뉴스를 접했다. 고수익에 목말랐지만 비상장 주식에 대한 투자 방법을 몰라 입맛만 다실 뿐이다. 유니콘 투자는 그동안 벤처캐피털(VC) 등 전문 투자자 영역으로만 여겨진 게 사실. “비상장 주식을 일반인도 사고팔 수 없을까”라는 아이디어로 태어난 게 캡박스의 ‘엔젤리그’ 서비스다.



23일 서울경제 시그널과 만난 오현석(사진) 캡박스 대표는 GS홈쇼핑 스타트업 투자 부서 등에서 일하며 VC 업계에 입문했다. 이후 블록체인 전문 투자 업체 엑셀러레이터를 창업하며 다양한 초기 기업 투자를 경험했다. 28일 코스닥 입성을 앞둔 로봇 청소기 업체 에브리봇도 GS홈쇼핑 시절 오 대표가 투자한 회사다.

그랬던 그가 왜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을 만들었을까. 오 대표는 “일반인들도 상장 전 유니콘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즉답했다. “VC뿐 아니라 고액 자산가들은 ‘초기 기업 투자→고수익→재투자’로 부를 축적하고 있지만 일반인들에겐 기회조차 없는 게 맞는 것일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한 게 엔젤리그 플랫폼이란 설명이다.



그동안 일반인들이 초기 기업 및 유니콘에 투자하는 방법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다. 마켓컬리 등 유니콘 기업들도 전자 증권을 도입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관사 선정 등 상장 일정이 구체화돼야 기업들이 전자 증권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스타트업 주식을 사기 위해선 팔려는 사람이 실제로 주식을 갖고 있는지 회사 측에 주주 명부를 확인한 뒤 직접 계약서를 쓰고 이를 다시 회사에 전달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사실상 100만~200만 원 등 소액으로 초기 기업 비상장 주식을 사는 건 하늘의 별 따기였던 셈이다. 하지만 엔젤리그를 이용하면 1만 원 등 소액으로도 마켓컬리 등의 주주가 될 수 있다.

엔젤리그의 서비스는 간단하다. 매도인이 팔고 싶은 비상장 기업 주식을 내놓으면 매수인이 가격 협의 후 이를 사면 된다. 눈에 띄는 점은 매수인들이 조합을 설립해 주식을 산다는 것이다. 출자 금액에 따라 비상장 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사고팔 수 있는 셈이다. 조합원이 된 후 1년이 지나면 조합원 자격을 사고팔아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투자 기업이 상장하면 조합원 합의로 상장 주식을 나눠 갖는 등 조합 청산도 할 수 있다. 오 대표는 “비상장 주식은 위험도가 높지만 수익률도 높은 영역”이라며 “소액 투자로 리스크를 낮추면서도 일반인들이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객들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지난 5월 엔젤리그 애플리케이션 출시 이후 6월 회원 가입이 전달보다 195% 늘었고, 거래액도 186% 증가했다. 조합 참여자 수는 약 5,300명. 오 대표는 서비스가 자리 잡는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중 시리즈A 투자 유치를 받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는 “최근에는 VC에서 먼저 연락이 오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이미 더벤처스와 퓨처플레이 등으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았으며 팁스에도 선정됐다.

오 대표는 “현재 연간 10조~20조 원인 비상장 주식 거래 금액이 결국에는 100조~200조 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며 “거래가 늘어날수록 플랫폼으로서 엔젤리그의 경쟁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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