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거듭된 자제 촉구와 엄중 경고에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당초 예고했던 대규모 불법 집회를 23일 강원 원주시에서 강행했다. 경찰이 차벽과 검문소를 세우고 집중 봉쇄에 나서면서 일부 참가자와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경찰의 원천 봉쇄에 막혀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4시께 자진 해산했다.
원주시와 경찰·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조합원 400여 명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 본사 앞을 비롯해 원주 시내 8곳에서 100인 이하가 모이는 분산 집회에 돌입했다. 경찰은 1,700여 명의 경력을 투입해 이날 오전부터 건보공단 인근을 경찰 차량으로 둘러막았다. 또 5곳의 검문소를 설치해 전구 각지에서 올 집회 참가자 차량에 대해 회차 조치했다.
경찰의 원천 봉쇄에도 건보공단 앞에서는 집회를 열려는 민주노총 조합원과 경찰 사이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건보공단 출입문이 막히자 일부 노조원들은 인근 언덕을 올라 집회 장소로 이동하기도 했다. 이마저도 경찰의 봉쇄에 막히자 일부 조합원들은 삼삼오오 시내로 흩여져 다시 산발적 게릴라 시위에 나서기도 했지만 2시간여 뒤 해산을 결정했다.
민주노총은 당초 계획한 집회를 예정대로 열지 못하자 이날 국가인권위원회에 원주시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긴급 구제를 신청하기도 했다. 경찰의 전면 봉쇄에 자진 해산하면서 별다른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경찰은 이번 집회를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오는 26일 집회를 주최한 공공운수노조를 고발할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진원지로 부상한 전국 유흥업소와 숙박 시설을 대상으로 연일 일제 단속을 펼치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전날 오후 8시부터 이날 오전 2시까지 부산 지역 유흥업소 등 160개소를 점검한 결과 4곳의 위반 사항을 확인해 업주와 손님 32명을 단속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도 전날 오후 10시 50분께 삼성동의 한 유흥주점에서 업주와 종업원·손님 등 총 63명을 감염병 예방법 위반 혐의로 무더기 적발했다. 경찰 관계자는 “매일 단속반과 기동대를 투입해 특별 단속을 벌이는 중”이라며 “방역 수칙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세를 저지하기 위해 비수도권에 거리 두기 3단계 일괄 격상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휴가철을 맞아 전국 유명 숙박 업소에서는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날 강원 홍천군에 따르면 전날 인기 숙박 시설인 비발디파크에서 코로나19 감염자 13명이 발생했다. 홍천 비발디파크 직원은 총 700여 명으로 현재 100여 명의 직원들이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고 방역 당국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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