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해외보다 1,500만원이나 비쌌던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의 비트코인 가격이 이제는 해외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해외에서는 아마존의 암호화폐 시장 진출 신호가 읽히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됐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심리가 싸늘하게 식어 있는 결과로 풀이된다. 해외보다 국내 거래소에서의 암호화폐 가격이 비싼 정도를 말하는 ‘김치 프리미엄’은 대표적인 코인 거품의 척도다.
26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3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4,100만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3만 5,230달러에 거래 중이다. 원화로 환산하면 4,058만원으로 업비트와의 차이는 약 1%(42만원)에 불과했다. 이어 오전 9시 4분 현재 김치프리미엄은 0.6%까지 하락했다.
비트코인 김치 프리미엄은 지난 5월 20일까지만해도 20%가 넘었다. 당시 업비트에서의 가격은 4,995만원으로 바이낸스에서의 4,125만원(달러를 원화 환산)보다 약 870만원이나 비쌌다. 암호화폐는 각각의 독립된 거래소에서 거래가 되기 때문에 거래소마다 가격에 차이가 있다. 해외에서는 4,000만원대 초반에 거래됐지만 국내에서는 투자 열기가 과열되면서 5,000만원에 육박한 선에서 거래가 됐다. 지난 4월 7일에는 업비트 기준 7,942만원에 거래되며 바이낸스(약 6,441만원)보다 1,500만원이나 비쌌다.
관련기사
이는 해외보다 국내에서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결과로 추론된다. 앞서 미 CNBC는 23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전문가 채용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아마존은 최근 올린 공고에서 아마존의 결제 접수·경험팀이 “아마존의 디지털화폐 및 블록체인 전략, 제품 로드맵을 개발할 경험 있는 제품 리더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암호화폐 가격은 껑충 뛰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은행으로부터 실명인증 확인 계정을 받고 있는 4개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도 특정금융거래법(특금법)이 본격 시행되는 9월 24일 이후 거래를 계속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 계속되는 등 투자자들의 심리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해외보다 과도하게 시장이 과열됐다가 한 번에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에 섣불리 다시 투자에 나서려는 사람도 많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다른 암호화폐의 김치프리미엄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6일 9시 5분 현재 이더리움 김치프미리미엄은 0.6%, 도지코인은 0.3%를 기록 중이다. 업비트에서 이더리움은 전 거래일보다 0.4% 내린 253만원, 도지코인은 0.4% 하락한 228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치 프리미엄이 대폭 낮아지면서 과거보다 투자 위험성이 줄어들었다는 낙관론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해외 시장에서도 비트코인은 하루에도 롤러코스터를 타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는 관측도 높은 상황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