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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없는 삼성···'한 방'이 안 보인다

2030년 시스템 1위 제시했지만

이재용 부회장 수감에 발목 잡혀

133조 투자 프로젝트 속도 못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019년 4월 30일 시스템반도체 비전을 선포하고 있다./서울경제 DB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분야에서 경쟁사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가운데 오는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목표로 제시했던 삼성전자는 기술 혁신의 속도가 더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뗀 사이 시장의 판을 뒤흔들 도전적 시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냉정한 판단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수감되기 전까지 지난 2019년 공언한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구현하기 위한 계획들을 발 빠르게 실행해왔다. 공개 당시에 밝힌 투자 규모만 133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삼성전자의 행보는 빨랐다. 지난해 2월 파운드리를 맡고 있는 화성 V1 라인을 본격 가동하고 같은 해 5월 평택 사업장에 극자외선(EUV) 전용 파운드리 생산 라인 공사도 착수했다. 이 부회장은 재판에 출석하는 틈틈이 화성·평택 사업장에 들러 엔지니어들과 만나 연구개발(R&D)과 양산 전 테스트 현황을 점검했다. 아울러 EUV 노광 장비를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네덜란드 ASML 본사도 방문해 직접 협업 관계를 다지기도 했다.

그러나 연초 이 부회장이 재수감되면서 삼성전자의 행보는 지극히 조용해졌다. 콘퍼런스콜을 통해 EUV 장비 도입 등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으나 D램 업체들 간 초미세 공정 대결에서 ‘최초’라는 타이틀을 빼앗기는 일도 발생했다. 1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급 4세대(1a) D램의 양산 소식을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가 먼저 알린 탓이다.



삼성전자는 아울러 상대적으로 열세인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사인 TSMC를 따라잡겠다고 나섰으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18%에서 올 1분기 17%로 떨어졌고 2분기에는 다시 16%대로 소폭 하락했다.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역전을 꾀하려면 결국 ‘킬러콘텐츠’ 부족을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바일과 전장 반도체를 아우르는 브랜드 엑시노스와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등이 있지만 시장 1위를 이어가는 D램만큼 막강한 ‘한 방’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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