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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정책·제도
현재 전세가>4년전 매매가···'벼락거지' 통계로 증명됐다

7월 서울 중위 전세가격 6.2억

2017년 5월 중위 매매가격

6억 635만 원보다 비싸

전국도 서울 흐름과 비슷

무주택자 '주거하향' 이동

서울 양천구의 한 공인중개사에 붙은 매매 및 전세가격./연합뉴스




현 정부가 출범한 지난 2017년 5월 당시 서울 아파트 매매가보다 올 7월의 전세 가격이 더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4년 전부터 서울에서 무주택자로 전세살이를 하고 있는 수요자라면 예전 매매가로 현재 비슷한 수준의 아파트 셋집도 구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정부의 잇단 정책 실패로 집을 사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자산 규모가 줄고, 주거 사다리의 아래 칸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벼락거지’ 현상이 실제 통계상으로도 확인된 것이다. 이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도 비슷하다.



◇통계로 드러난 벼락거지=29일 KB월간주택동향에 따르면 올 7월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 가격이 6억 2,440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이번 정부가 출범했던 2017년 5월의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 가격 6억 635만 원보다 비싼 가격이다. 중위 가격은 서울의 모든 아파트를 가격 순으로 줄 세웠을 때 한가운데 있는 아파트 가격을 말한다. 평균 가격보다 중간 정도인 아파트의 전세가나 매매가를 파악하는 데 유리한 특징이 있다.

즉 현시점의 중위 전세 가격이 4년 전 중위 매매 가격보다 비싸다는 것은 당시 서울의 중간 정도 아파트를 살 수 있던 자산 보유자가 주택을 구매하지 않고 현재 무주택자로 남아 있다면 지금은 그 돈으로 중간 정도의 아파트에 전세로도 살기 어렵게 됐다는 의미다.

무주택자가 주거 계층의 사다리에서 내려오게 되는 현상은 중위 전세 가격과 매매 가격의 변동을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2017년 5월 4억 807만 원이었던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 가격은 현재 6억 2,440만 원으로 2억 원 이상 올랐다. 당시 중위 아파트에 전세로 거주하던 임차인 가족이 허리띠를 졸라매 1년에 2,500만 원씩, 4년간 1억 원을 저축했다고 가정하더라도 현재는 중위 아파트에 전세로는 살 수 없게 됐다는 의미다.



반대로 당시 대출을 받더라도 서울에서 아파트를 구매한 세대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당시 2017년 5월 6억 635만 원이었던 중위 매매 가격은 올 7월 10억 2,500만 원을 기록하고 있다. 저축을 하지 않더라도 4억 1,895만 원가량 자산이 늘어난 셈이다.



◇새 임대차법이 전세 상승 키워=무주택자들이 겪는 주거 수준의 하향 이동 현상은 이른바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더욱 급격해지는 모양새다. 임대차법은 지난해 7월 말부터 시행됐다. KB 통계를 보면 2017년 5월 4억 807만 원이던 서울 중위 전세가는 임대차법이 시행되기 전인 지난해 7월까지는 6,124만 원이 올랐다. 하지만 이후 1년 동안에 무려 1억 5,509만 원이 상승했다.

통계청의 1인 이상 도시 가구의 소득은 지난해 1분기 455만 4,706만 원에서 올 1분기 451만 3,446만 원으로 0.9% 줄었다. 지난 1년간 소득은 줄어든 반면 중위 아파트 전세가는 33.04% 증가했다. 결국 무주택 가구는 같은 아파트에서 월세로 거주하거나 평형을 줄이거나 다른 지역으로 옮겨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전국으로 확장해봐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국 기준 아파트 중위 매매가는 2017년 5월 3억 624만 원에서 올 7월 5억 76만 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중위 전세가는 2억 2,936만 원에서 올 7월 3억 554만 원이 됐다. 전국도 현재 전세가가 4년 전 매매가 수준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지난 4년간 공급 대신 규제를 부동산 정책 1순위로 한 결과 시장 가격이 급등하면서 유주택자들은 세금 부담, 임차인들은 주거와 자산 수준이 상대적으로 하락하는 정책 역기능을 떠안게 됐다”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폭 늘려서 가격을 안정시켜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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