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대신해 여러 플랫폼에서 안전하게 결제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개방형 결제 프로토콜를 공개했다. AI 시대에도 온라인 상거래 생태계를 주도하기 위한 행보다.
구글 클라우드는 17일(현지 시간) AI 에이전트가 여러 플랫폼에서 사용자를 대신해 안전하게 결제를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개방형 프로토콜 ‘에이전트 결제 프로토콜(Agent Payment Protocol·AP2)’을 발표했다. AP2는 구글 클라우드가 주요 결제 및 기술 기업과 공동 개발한 프로토콜로, 사용자와 판매자, 결제 서비스 제공업체가 다양한 결제 수단에 대해 신뢰를 바탕으로 거래할 수 있는 체계다. 신용카드·체크카드·실시간 계좌이체는 물론, 스테이블코인·가상화폐 결제도 지원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디지털 상거래 생태계는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오늘 밤 뮤지컬 공연 예약해줘”, “구매 별점 5개 넘는 제품 중에 최저가로 구매해줘”와 같이 서비스 간 경계를 넘나들며 이용자의 구매 요청을 대신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다. 산업계는 이 과정에서 과연 이용자가 직접 결제하지 않는 환경에서 누가 어떤 절차를 거쳐 결제를 처리할 것인 지에 대한 체계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가 이날 발표한 AP2는 이같은 과제에 대응해 내놓은 공개 통신규약이다. AP2는 사람이 직접 결제를 승인하지 않는 AI 에이전트 기반 거래의 특성을 고려해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거래 과정에서 사용자가 특정 서비스의 구매를 위해 에이전트에게 명확한 구매 권한을 부여했다는 점이 증명돼야 한다. 서비스 판매자는 에이전트의 결제 요청이 실제로 이용자의 의사에 따라 진행됐다는 점을 믿을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이상 거래 발생 시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도 규명돼야 한다.
구글 클라우드는 사용자의 구매 의사 단계부터 결제까지 전체 거래 과정을 추적 가능한 디지털 증거로 기록하는 방식으로 신뢰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에이전트에게 “흰색 운동화 찾아줘”라고 요청하면 이는 ‘구매 의사 위임장(Intent Mandate)’에 기록된다. 이후 에이전트가 장바구니에 담아둔 상품을 사용자가 승인하면 ‘장바구니 위임장(Cart Mandate)’에 서명하게 되고, 구매 상품 및 가격에 대한 변경 불가능한 기록이 생성된다. 구글 클라우드는 “에이전트와 판매업체가 준법 거래를 할 수 있도록 공통 언어를 제공해 혼란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 측은 AP2 프로토콜을 활용하면 다양한 형태의 구매가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구매하려던 제품이 일시 품절됐을 때 원하는 조건을 설정해두고 에이전트가 추후 실시간으로 재고와 가격을 모니터링해 구매를 진행하거나, 에이전트가 항공권과 호텔 예약 등 여러 거래를 조건에 맞춰 동시에 조율·실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P2 개발 및 도입에는 NHN KCP,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엣시, 마스터카드, 페이팔, 세일즈포스, 서비스나우, 유니온페이 인터내셔널 등 60개 이상의 기업이 협력하고 있다. 코인베이스, 이더리움 재단, 메타마스크 등도 암호화폐 통합을 위해 참여한다.
AP2의 전체 기술 사양, 문서 및 참조 구현은 깃허브 저장소(GitHub repository)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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