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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내느니 자식 '벼락거지'막자···4년간 30만건 매물 증발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증여 통계분석>

세금 더 옥죈 1년 간 전국 증여 10만건 넘어

서울선 중저가 노원이 서초 제치고 4위 기록

수원 5,644건, 부산 7,391건 등 전국 증여 열풍

현 정부 4년 간 전국서 아파트 증여 30만건 넘어

서울 아파트 전경./연합뉴스




# 서울에서 아파트 등 주택 3채를 갖고 있는 다주택자 A 씨는 최근 1채를 아들에게 증여했다. 공시가격이 급등한 데다 세율까지 강화되면서 내야 할 보유세 부담이 커져서다. 그렇다고 파는 것도 녹록지 않았다. 다주택자의 경우 시세 차익의 대부분을 양도소득세로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집을 판다면 양도세로만 수억 원을 내야 할 판”이라며 “파느니 차라리 자녀에게 증여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울경제가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토대로 1년 단위로 나눠 현 정부의 아파트 증여 현황을 분석한 결과 다주택자 관련 세금이 강화된 최근 1년(2020년 7월~2021년 6월)간 전국에서 10만 건이 넘는 부의 대물림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증여는 고가 주택, 지역 가릴 것 없이 크게 늘었다.

서울에서는 중저가 주택이 밀집한 노원구가 증여 건수 4위에 이름을 올렸고 경기도에서도 수원에서 무려 5,644건의 부의 대물림이 이뤄졌다. 지방 광역시의 경우 부산에서만 7,391건의 아파트가 1년 동안 증여됐다. 한 전문가는 “노원구 등 중저가 지역에서도 최근 증여가 많이 발생한 것은 세금 절약도 있지만 자식에게 넘겨서 ‘벼락 거지’가 되는 일을 막아보자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송파·수원·부산이 증여 각 지역 1위 기록=한국부동산원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 동안 전국 아파트 증여 건수는 무려 10만 3,694건에 달했다. 서울은 이 기간 2만 3,749건의 증여가 이뤄졌다.

지역별로 나눠 보면 서울에서는 1위가 송파구로 3,258건을 기록했으며 2위 강동구(2,786건), 3위 강남구(2,690건), 5위 서초구(1,810건) 등이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노원구가 4위로 최근 1년 동안 1,866건의 아파트 증여가 있었다. 노원구의 경우 최근 들어 아파트 증여가 많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경기·인천에서는 수원시가 5,644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화성(3,608건) △고양(2,542건) △하남(2,520건) △용인(2,382건) △평택(2,047건) 등의 순이었다. 지방 광역시에서도 아파트 증여 규모는 상당했다. 부산 7,391건, 대구 6,670건, 대전 2,759건, 광주 2,414건, 울산 1,784건 등이었다. 현 정부 초기 아파트 증여는 서울의 고가 아파트 위주로 이뤄졌지만 최근 1년간은 수도권 및 지방 도시에서도 증여 열풍이 부는 모습이다.



◇현 정부 들어 아파트 증여 30만 2,000여 건 이뤄져=최근 1년간 증여가 늘면서 현 정부 들어 2017년 5월부터 올 6월까지 전국 아파트 증여는 무려 30만 건을 넘어선 30만 2,790건에 달했다. 서울에서는 같은 기간 6만 5,255가구 규모의 아파트가 증여됐다. 이 같은 증여 급증은 매물 증발로 연결된다. 양도세 등을 고려하면 증여받은 경우 5년간 팔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30만 건 이상의 아파트 매물이 사라진 셈이다.

실제로 아파트 매물은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 634개에 그친다. 한 달 전(4만 4,201개)보다 8.1% 줄었다. 경기도와 인천 또한 6만 2,508개, 1만 1,463개로 한 달 전보다 매물이 각각 8.7%, 11.9% 감소했다.

실제로 수천 가구 규모의 대단지에서도 매물이 아예 없거나 1~2개 수준이다 보니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적정 거래가를 알지 못하는 상황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매물 잠김은 시장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향후 가격 상승 전망 1위 요인으로 ‘매물 부족’이 꼽히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매매가격전망지수는 전국 120.2, 수도권 125.5를 기록했다. 4월부터 꾸준한 오름세다. 하반기 집값이 더 상승할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집값을 안정시키려면 양도세를 완화해 다주택자의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양도세 완화 없이는 매물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경기 침체 등 부동산 시장 침체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매물 잠김은 집값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도 “증여로 인해 매물이 잠기면 결국 수요자들이 매수할 수 있는 물건이 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공급이 감소하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나타나는 증여 건수 증가 원인은 결국 양도세”라며 “양도세를 완화해 매물로 내놓는 방안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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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부 권혁준 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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