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메달 이상을 노린 ‘어게인 2012’ 구호가 8강에서 산산이 부서졌다.
김학범호가 이동경(울산)의 멀티골과 황의조(보르도)의 득점 포에도 멕시코에 완패하며 2020 도쿄 올림픽 메달 도전을 멈췄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이룩한 3위 이상을 노렸지만 4강 문턱에서 쓸쓸히 짐을 쌌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31일 일본 요코하마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멕시코와 남자 축구 8강전에서 3 대 6으로 졌다.
이로써 한국 축구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8강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한국은 올림픽 무대에서 그동안 멕시코를 상대로 이어왔던 무패 행진도 4경기(2승 2무)에서 멈췄다.
이동경이 홀로 2골을 책임지며 분전했지만 멕시코의 파상 공세에 수비진이 무너지며 6실점의 수모를 당했다.
멕시코는 전반 12분 왼쪽 윙포워드인 알렉시스 베가의 크로스를 루이스 로모가 헤딩으로 연결한 뒤 골문 앞에 있던 엔리 마르틴이 머리로 돌려 선제 골을 뽑았다.
한국은 이동경의 중거리 슈팅으로 이른 시간에 균형을 되찾았지만 전반 30분 다시 베가와 로모의 호흡에 추가 골을 내줬다. 베가가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로모가 문전으로 쇄도하며 오른발로 공을 터치한 뒤 왼발 논스톱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강윤성(제주)이 페널티 지역 안에서 공중볼을 다투던 우리엘 안투나를 밀쳐 전반 39분 페널티킥으로 세바스티안 코르도바에게 세 번째 골을 헌납했다.
후반 초반 이동경의 추격 골이 나온 뒤에도 허술한 수비가 발목을 잡았다. 멕시코는 후반 9분 코르도바의 프리킥을 마르틴이 문전으로 달려들며 헤딩으로 돌려놓아 골문을 갈랐다. 우리 수비 3명이 마르틴 주위에 있었지만 편하게 슈팅을 허용했다.
후반 18분 코르도바, 후반 39분 에두아르도 아기레가 골 맛을 볼 때도 우리 수비는 공이 투입돼 슈팅하는 과정까지 아무도 관여하지 못했다.
김민재(베이징 궈안)의 공백이 크게 느껴졌다. 김학범 감독은 연령 제한이 없는 와일드 카드로 중앙 수비수 김민재를 최종 엔트리 22명에 넣었다. 하지만 소속팀 허락을 끝내 구하지 못해 일본으로 떠나기 전날인 지난달 16일 김민재를 소집 해제하고 대신 박지수(김천 상무)로 그 자리를 채웠다.
한편 일본은 뉴질랜드와 연장전까지 120분간 0 대 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 대 2로 이겨 4강에 갔다. 9년 만의 4강 진출이다. 스페인과 결승 티켓을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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