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만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의 주식을 700억 원 가까이 사들인 ‘서학개미’들이 패닉에 빠졌다. 니콜라의 창업자가 증권·금융 사기 혐의로 기소되면서다. 지난해 6월 상장한 니콜라는 ‘제2의 테슬라’로 떠오르며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몰렸다. 하지만 이후 기술 사기설에 휘말리며 최근 1년 새 주가가 급락을 반복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지는 모습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니콜라의 주식은 지난 29일(현지 시간) 창업자 트레버 밀턴의 기소 소식이 전해지며 이틀간 16.3%나 급락한 11.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니콜라의 주가는 지난해 9월 미국의 공매도 리서치업체 힌덴버그리서치가 기술 사기를 폭로한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폭로 직전 기록한 최고가(54.56달러)와 비교하면 주가는 1 년 새 5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회사를 믿고 성장성에 베팅해온 투자자들의 피해만 커지게 된 것이다. 지난 29일 국내 투자자들이 보유한 니콜라 주식 1억 9,371만 달러(한화 약 2,232억 원)로 미국 주식 가운데 규모로는 44위를 차지했다. 주가 반등을 기대한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1~7월까지 6,068만 달러(약 699억 원)어치를 추가로 순매수했다. 하지만 하루 새 니콜라 주식이 곤두박질치면서 30일 기준 보유 규모는 50위(모더나·1억 8,339만 달러) 아래로 밀려났다.
미국 연방검찰청은 기소장을 통해 "밀튼이 주식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며 “니콜라 투자자 중에서는 주식 시장에서 사전 경험이 없거나 코로나19로 사라진 수입을 보충하기 위해 거래를 시작한 투자자들도 있어 많게는 수십만 달러의 손실을 보거나 퇴직금의 상당 부분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니콜라는 지난해부터 밀턴이 사업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회사는 “조사 과정 내내 정부와 협력해 왔고, 올해 말 회사의 제조 시설에서 전기 배터리 트럭을 납품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가 반등의 요소가 될 수 있는 니콜라의 실적 전망 역시 밝지는 않아 보인다. 현지 금융투자 업체인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에 따르면 오는 3일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니콜라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0.47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0.29달러에 못 미치며 적자 행진을 지속할 전망이다. 특히 EPS 전망치는 올해 전체 기준 -1.85달러, 내년 -2.13달러로 회사는 앞으로도 수년간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