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화하면서 배달 음식 주문이 매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배달 라이더 수는 좀처럼 증가하지 않고 있다. 배달료 인상 압력이 가중되면서 배달 음식 가격 인상도 시간 문제라는 평가다.
1일 배달 대행 플랫폼 바로고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시행 이후 지난 주말(7월 23~25일) 배달 처리 건수는 6월 마지막 주(6월 25~27일)보다 19% 증가한 216만 건을 기록했다.
배달 주문은 크게 늘어났지만 라이더 수는 그대로다. 같은 기간 바로고 플랫폼에서 하루 한 건 이상 배달한 라이더는 2만 3,000명에서 2만 4,000명으로 4% 증가하는 데 그쳤다. 6월 마지막 주 주말에 라이더 한 사람이 78건의 배달을 처리했다면 수도권 거리 두기 4단계 기간인 지난 주말에는 배달 90건을 처리한 것이다.
다른 배달 플랫폼인 부릉도 비슷하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부릉 기사 애플리케이션을 쓰는 라이더가 지난달 1만 71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0명 증가했다. 반면 배달 주문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의민족 이용자는 2,019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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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주문은 매월 수십만 건씩 늘어나지만 배달을 수행할 라이더 공급은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한 배달 대행 업체 관계자는 “지역마다 배달 라이더를 할 사람들은 이미 거의 다 하는 상황”이라며 “라이더 연령층인 20~30대가 배달 시장에 새로 들어오는 것이 이제 보기 드물다”고 말했다.
특히 이달부터 개전된 산재보험법 시행에 ‘투잡’ 라이더들의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낮에는 회사를 다니면서 저녁에는 배달을 하는 투잡 라이더들이 소득 노출 부담에 라이더를 그만두는 사례도 종종 있다”며 “또 내년 라이더 고용보험도 적용되면 라이더 중 기초수급자들이 배달을 그만둘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은 배달 시장 수급 불안으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앞으로 배달료 상승에 따라 음식 가격까지 덩달아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업계에선 연말이면 배달료가 5,000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 광진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홀 손님은 줄어드는 대신 배달 주문이 늘어나고 있지만 막상 배달을 하려고 해도 라이더가 없어 주문을 놓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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