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10명 중 8명은 집에서 주로 술을 마시는 '홈술'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수입맥주 소비는 5년 만에 줄어든 것으로 집계돼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수제맥주를 중심으로 국산맥주 소비량이 늘고, 와인 등 다양한 주류를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입맥주는 외면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2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맥주 수입액은 1억 647만 달러(1,222억 원)로 작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으로 2016년 7,941만 달러(912억 원)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다.
수입 맥주의 원산지를 보면 네덜란드, 중국, 벨기에, 미국, 폴란드, 독일, 아일랜드, 덴마크, 체코, 일본, 홍콩 등의 순이었다. 일본은 2019년만 해도 '아사히', '삿포로' 등 인기 브랜드를 앞세워 중국에 이어 수입액 기준 2위를 기록했지만, 그해 여름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로 촉발된 불매 운동의 영향으로 지금은 10위로 미끄러졌다.
수입 맥주와 달리 국산 수제 맥주 시장은 팽창하고 있다. 롯데멤버스 설문조사에서 코로나19 이후 수입맥주 판매량은 15.5% 줄어든 반면 국산맥주 판매량은 54.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주세법이 개정되면서 국산 맥주가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양조장별로 개성 있는 수제맥주나 브랜드 컬래버레이션 맥주 등 다양한 신제품 출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내 수제맥주 1위 업체인 제주맥주가 올해 상반기 편의점을 통해 올린 맥주 매출은 135% 증가했다. 편의점 CU가 지난해 5월 대한제분과 손잡고 출시한 곰표맥주는 지난 달까지 600만 개가 넘게 팔렸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색적인 수제맥주가 다양한 입맛의 소비자를 끌어들이면서 수입맥주가 주춤하고 있다"며 "특히 2030세대는 맥주, 소주뿐 아니라 분위기에 따라 와인, 전통주, 칵테일 등 다양한 술을 두루 즐기는 경향이 뚜렷해 수입맥주 일변도였던 주류 시장이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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