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미국에서 판매 신기록 행진을 이어 나가고 있다.
3일(현지시간) 현대자동차 북미법인(HMA)은 지난달 제네시스 차량 5,180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2.1% 뛴 수치다. 월 판매량이 5,000대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 5월 이후 3개월째 판매 신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대기록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효과 덕이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사고 당시 타고 있던 차량으로 인지도가 높아진 GV80에 이어 지난 5월 선보인 GV70의 현지 판매가 본격화하고 있다. GV70는 지난달 신차효과로 1,568대가 팔렸다.
이날 현대차(005380)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7만3,680대(제네시스 포함)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작년 7월보다 25% 늘어난 수치로 친환경차 판매량이 전년대비 399%나 증가했다. 기아(000270)와 함쳐 지난달에만 14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전년 대비 30%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브랜드별로 현대차는 전년대비 19% 증가한 6만8,500대를 판매하며 다섯달 연속 두자릿수의 성장세를 유지했다. 이 가운데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 판매는 6만1,227대가 팔리며 7월 판매량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는 전년 대비 4%, 승용차는 36% 늘었다. 각각 8,576대와 2,663대가 팔린 코나와 베뉴 역시 7월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랜디 파커 HMA 판매 담당 수석 부사장은 “소비자들이 다양하고 강렬한 현대차 라인업에 반응함에 따라 현대차의 다양한 자동차와 친환경 모델이 7월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같은달 기아도 미국시장에서 총 7만99대를 판매하며 형님인 현대차를 넘보고 있다. 지난달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대비 33.6% 증가했다. 월별 판매량으로도 역대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기아의 매출 효자는 미니밴 뉴 카니발이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월 평균 1,000대 가량 팔리다 올 4월부터 2,000~3,000대가 꾸준히 팔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총 3,782대로 역대 최다 월별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밖에 기아의 대표 모델인 K5(9,233대)와 스포티지(1만626대), 텔루라이드(8,661대) 역시 동월 최다 판매 기록을 새로 썼다.
미국 시장 호조 소식에도 국내 완성차 업계는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날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 감축 계획인 ‘핏 포 55(Fit for 55)’로 한국산 자동차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며 공식 반대 의견을 냈다. 협회 측은 “우리나라는 EU와 자동차 무역에서 적자국인 점과 유럽과 유사한 배출권거래제(ETS)를 시행하는 점을 감안해 앞으로도 탄소 국경 조정세에서 국산 자동차를 지속해서 제외해달라”고 요구하며 정만기 협회장 명의로 산업부와 EU집행위, 주한EU 대표부, 유럽자동차산업연합회(ACEA) 측에 건의 서한을 전달했다.
앞서 EU 집행위는 2030년까지 탄소국경세를 도입하고 2035년부터 EU 내 신규 휘발유·디젤 차량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정책 패키지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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