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보유하고 있는 용광로 전체를 전기로로 바꾸고, 각종 연료 전환과 에너지 효율화 등을 통해 산업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80% 줄인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러자 철강업계에서는 전기로로 용광로를 대체한다는 것 자체부터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방안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5일 2050 탄소중립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공개했다. 초안에 따르면 산업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50년까지 5,310만톤으로 2018년(2억 6,050만톤) 대비 79.6% 감축한다.
먼저 철강업계에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운영 중인 용광로 전체를 전기로로 전환해 철강업계 배출량을 95%까지 줄인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100% 도입해 코크스 생산용 유연탄도 수소로 대체하는 방안도 담았다.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뽑을 때 사용되는 환원제를 기존 석탄, 천연가스 등 대신 수소로 대체하는 기술이다.
문제는 용광로와 전기로 역할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용광로는 주로 후판·열연·냉연 등 판재류를 생산하고 전기로는 봉형강류나 철근 등을 만든다. 전기로로 후판 등 판재류 생산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용광로 모두 없애면 전기차에 필요한 강판이나 선박 후판을 모두 다 수입해서 쓸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비용이 급격히 늘어나 제품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전기로를 가동할 때 필요한 전기 생산 문제도 있다”며 “업계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시멘트업계에 대해서는 폐플라스틱 등 폐합성수지와 수소열원 활용을 통한 연료 전환, 석회석 연료 및 혼합재 사용을 통한 원료 전환 등을 추진한다. 2050년까지 1,610만톤으로 2018년 대비 55% 감축이 목표다. 석유화학·정유업계에서는 전기가열로 도입, 바이오매스 보일러 교체 등 연료 전환과 함께 바이오·수소 원료 활용을 통한 납사원료 전환 계획을 담았다. 석유화학·정유업계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73%까지 줄인다는 목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전자 등 전력 다소비 업종에서는 에너지 효율화, 친환경 연·원료 전환 등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설비 경량화, 열손실 감소기술 적용, 노후설비 교체 등을 통해 에너지 효율 10~20%를 개선하기로 했다. 또 열병합 발전설비에서 사용하는 석탄, 석유를 액화천연가스(LNG)로 100% 대체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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