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브랜드 보디가드, 예스 등으로 알려진 ㈜좋은사람들(033340)이 결국 기업회생절차를 밟는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좋은사람들에 대해 포괄적 금지 명령을 내렸다. 좋은사람들은 지난 6월 좋은사람들 소액주주인 박시형씨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바 있다. 법원은 좋은사람들이 제출하는 회생계획안을 검토, 회생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고 판단되면 회생계획을 인가할 예정이다.
좋은사람들은 1991년 개그맨 출신 사업가 주병진 씨가 만든 속옷 브랜드 제임스딘이 모태다. 화려한 색감과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무장한 ‘보디가드’는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1997년에는 코스닥도 상장했다. 개성공단에 1공장을 열고 한때 매출 1,200억 원을 기록했다. 창업주인 주씨의 경영권 지분 매각과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었지만 캄보디아·인도네시아 등 해외 시장 진출로 돌파구를 모색했다.
하지만 2015년 이후 해외 브랜드 유입과 SPA·운동복 브랜드 등 비(非)전문 브랜드의 속옷 시장 진출, 유통업체의 자체 브랜드(PB) 출시 등 영업상황이 악화했다. 2016년 개성공단 폐쇄는 결정타였다. 2018년 경영권 변경까지 겹치면서 이후 회사는 내리막을 걸었다. 이종현 대표이사는 2018년 10월 제3자배정 유증에 참여, 150억 원을 들여 지분 11.69%를 확보하며 최대 주주가 됐다. 하지만 이 대표 취임 이후 2019년에는 103억원 순손실을 냈고 2020년에는 순손실이 247억원으로 커졌다. 감사의견의 거절도 받았다. 2019년 추가 증자 과정에서 이 대표가 회사를 인수한 자금이 라임자산운용과 연관됐다는 의혹마저 제기됐다.
올초, 대주주였던 제이에이치W투자조합은 출자자들에게 지분을 나눠주고 해산했고 최대주주는 지분 0.01% 가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제이에이치리소스로 변경됐다. 소액주주연대 지분율(8%)보다 낮다. 이렇다보니 법원에 회생 신청도 2만4,713명의 소액주주 몫이었다.
좋은사람들은 올해 1분기 자산 1,185억 원, 부채 391억 원이다. 회생 절차를 신청하면 채권자들의 우발채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기업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일부 기업은 회생절차를 통해 상장을 유지하기도 한다. 다만 우발채무 확인은 ‘형식적‘ 의견거절 해소 사유일 뿐 회사의 실질 기업가치와는 다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법원이 회사에 대해 어떤 결정을 하는지에 따라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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