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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원인 원천 제거 기술에 손 뻗는 제약사

단백질 분해(프로탁) 기술 개발에 동아ST, 온코젠 등 출사표

다양한 적응증 확대 가능하고 내성 없는 꿈의 신약

화이자와 미국 대표 프로탁 개발사 아비나스 손 잡으면서 화제

국내 아직 초기 단계지만 제약사들 줄줄이 개발 뛰어들어





암 등을 유발하는 단백질을 강제로 분해시켜 질병의 원인을 원천적으로 제거하는 신개념 ‘단백질 분해(프로탁)’ 기술 개발에 국내 제약사들이 줄줄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이 기술은 기존 치료제 약물로 공략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표적에 적용이 가능해 개발 성공만 한다면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 기업인 아이큐어의 자회사 단디큐어는 1차 동물실험에서 프로탁 기반의 약물 4㎎을 마우스(쥐)에게 투여한 결과 암세포 크기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지난달 말 발표했다. 단디큐어 관계자는 “프로탁 기반 약물이 투여된 쥐의 암세포 크기가 크게 감소했다”며 “프로탁 관련 약물 및 기술들을 특허 출원 중이며 이를 바탕으로 전임상 및 임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프로탁은 체내 단백질 분해 시스템인을 이용해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기술이다. 지난 2015년 미국 동물실험에서 효능을 입증한 논문이 발표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일반적인 약물은 특정 단백질과 결합해 기능을 억제 또는 조절하는 약효를 발휘했지만 프로탁 약물은 단백질 자체를 제거하기 때문에 다양한 적응증으로 확대가 가능하다. 또 장기간 복용해도 내성이 없어 ‘꿈의 신약’이라고도 불린다.

프로탁은 지난 2015년 동물 모델에서 효능을 검증한 결과가 보고된 이후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 초기 단계다. 상위 제약사인 동아에스티(170900)도 이제 막 걸을마를 떼고 있다. 지난 6월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프로탁 기술을 적용한 항암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동아에스티는 두 기관이 공동 개발한 프로탁 기술이 적용된 표적항암제 물질을 신약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동아에스티만의 독자적인 프로탁 플랫폼 기술도 구축할 방침이다.



같은 달 항암 바이오벤처 온코젠은 인공지능(AI) 신약개발사 파미노젠과 손 잡고 프로탁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 나섯다. 파미노젠은 온코젠이 개발중인 후보물질의 약물 최적화 과정을 거쳐 세포 실험이 가능한 수준의 최종물질을 선별할 예정이다. 연내 체외실험을 마치는 것이 목표다. 체외실험은 검체를 채취해 시험관 내에서 행하는 실험으로 물질의 효능, 독성 등을 실제 생체에 적용하기 위한 예비 실험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투자형 지주회사 SK(034730)가 미국 바이오기업 로이반트의 프로탁 신약 자회사에 2,2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자회사는 올해 항암 신약 임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JW중외제약(001060)도 지난해 같은 달 바이오벤처 보로노이와 글로벌 항암제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JW중외제약이 개발중인 항암신약 후보물질에 보로노이의 프로탁 기술을 적용시키는 것이 목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된 약물 중 표적으로 쓰이는 단백질은 400여종으로 사람의 질환을 야기한다고 알려진 3,000여개의 단백질 가운데 불과 13%만이 표적 단백질로 개발됐다”면서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넘어선 프로탁 신약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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