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표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이르면 이달 중 11번가를 통해 국내 해외직구 시장에 진출할 예정인 가운데 쿠팡, 네이버 등이 해외직구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특히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나 면세점 이용이 어려워져 해외 직구 수요가 폭증하면서 ‘해외 직구족’을 모시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9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상해 등에서 ‘로켓직구(쿠팡의 해외직구)’ 상품을 들여오던 쿠팡이 홍콩으로도 상품 소싱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홍콩에서 브랜드 매니저와 재고 관리자 등 관련 인력을 채용 중이다. 앞서 쿠팡은 미국 본사 쿠팡 Inc.를 통해 미국 제품만 한정적으로 판매했는데 올해 초 중국 상해에 쿠팡상해무역유한회사를 설립하고 상품 소싱 국가를 중국으로 넓혔다. 중국 대륙에서 생산되는 해외 직구 상품을 보다 폭넓게 취급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직매입을 통한 빠른 배송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로켓직구로 상품을 주문할 경우 평균 3~4일이 걸리고, 도서 산간지역도 7~10일 이내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다. 쿠팡은 배송 기간을 더 줄이기 위해 지난 6월 관세청과 ‘전자상거래 통관·물류체계 효율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관세청과 거래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사전에 검증해 신뢰할 수 있는 판매자의 제품에 대해서는 세관 검사를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취급 상품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 3월 기준 건강식품, 출산·유아동, 뷰티, 가전·디지털 등 12개 카테고리에서 약 570만 개의 상품을 판매했는데 최근 700만 개로 확대했다. 지난 2일부터는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처음으로 ‘웰컴 쿠폰’도 지급하고 있다. 로켓직구 첫 이용자에게 발급되는 15% 할인 쿠폰으로, 최소 2만 원 이상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다.
네이버도 올해 상반기 해외직구 거래액이 40% 가까이 증가하는 등 빠르게 규모를 키우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면세점이나 해외여행을 통해 구매하던 명품 직구가 크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오픈마켓 특성상 전 세계의 다양한 판매자들이 입점해 있어 상품 수가 많다는 점이 강점이다. 미국, 영국, 이탈리아, 독일, 중국, 호주 등 판매국가도 다양하다. 또 상품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해외 현지에서 사업자 등록증을 보유한 판매자만 상품을 판매할 수 있고, 이들이 직접 촬영한 상품 사진을 업로드하도록 했다. 동영상 기능도 있어 직접 상품을 구매하지 못하는 해외 직구 서비스의 한계를 보완했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는 인기 뷰티 아이템이나 운동화 등을 동영상으로 보고 구매할 수 있는 기획전들을 매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대형가전에 집중됐던 해외직구 상품 구매 품목이 패션·생활용품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통계청 따르면 올해 2분기 해외직구 구매액은 1조1,21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6% 증가했다. 특히 올해 연간 해외직구 규모는 지난해보다 약 1.5배 성장한 6조 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지난해 말 아마존과 지분투자 약정을 체결한 지 9개월 만에 11번가는 조만간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오픈할 예정이다. 11번가에서 아마존의 상품들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업계에서는 아마존 무료 배송 서비스와 연계할 것으로 알려진 SK텔레콤의 새로운 멤버십인 ‘우주’가 공개되는 시기에 서비스를 론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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