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하반기 글로벌 경제 활동은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로 억눌렸던 소비 수요는 끓어오르고, 팬데믹 속에서 이루어졌던 재정 및 통화 부양책의 영향은 한 템포 늦게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전체적인 흐름은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신흥국들의 2021년 성장률은 예상보다는 다소 부진할 수도 있는 모양새다. 인도, 남아프리카 및 터키와 같은 국가는 2022년이 되어서야 백신이 제대로 보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백신과 관계없이 상대적으로 낮은 감염률을 잘 유지해온 한국이나 일본, 호주 및 뉴질랜드 같은 나라들은 경기 침체도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으므로 반등 폭도 제한적일 수 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나라들도 2022년에는 백신의 효과가 가속화돼 상당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다.
그에 반해 중국의 경제 활동 수준은 이미 팬데믹 이전을 넘어섰다. 이것은 최근 들어 중국 내의 백신 공급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더 활발해지는 추세다. 다만 중국의 일부 지역과 동남아시아 거의 전역에서 델타 변이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하반기 활동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미국 역시 중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V자 형태의 국내총생산(GDP) 회복에 동참함에 따라 글로벌 경제 데이터도 가파르게 복구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는 연일 최고점을 찍고 다시 경신하는 중이다. 최대 성장, 최대 수익, 최대의 통화 및 재정 정책 속에 있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지표가 최고조를 보이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일이다. 인플레이션을 비롯해 소비 및 성장이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오는 와중에 투자자들은 궁극적인 재조정과 양적 완화 정책의 축소에 대비하고 있다. 이처럼 역사상 가장 빠른 불황과 회복은 이제 경기확장 중반부라고 할 수 있는 시기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전반적으로 과열됐던 시장은 이제 경제 성장의 중심축이 되는 분야에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선회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의 시나리오는 증가하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중앙은행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 시점에서는 강한 수요에 비해 아직 미적지근한 공급과의 불일치가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의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인플레이션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올 하반기에 강력하고 활발한 경제 회복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이는 애초에 이번 불황이 높은 내재 인플레이션이나 과도한 부채와 같은 경제의 큰 불균형에 의해 유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충격이 일단 지나가면, 경제 활동은 빠르게 제자리를 찾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2021년 하반기는 광범위한 경기 회복이 글로벌 시장경제를 촉진하면서 비교적 낙관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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