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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美 동박공장 건설’ 일진머티리얼즈에…스틱, 1조 원 투자한다

美 동박 공장 건설 결정 나오자

스틱인베, 당초 8,000억서 늘려

헝가리·스웨덴·美공장 재원으로

2019년 6,000억 투자 후 두번째





2차전지용 동박 생산 업체 일진머티리얼즈(020150)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로부터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한다. 당초 최대 8,000억 원 투자를 검토했던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일진머티리얼즈가 미국 생산 공장 건설을 결정하면서 투자 규모를 늘렸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일진머티리얼즈에 약 1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금은 일진머티리얼즈가 추진 중인 헝가리·스웨덴·미국 내 동박 생산 공장 건립 재원으로 쓰일 예정이다.

당초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일진머티리얼즈의 유럽 공장 신설을 지원하기 위해 최대 8,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었다. 최근 일진머티리얼즈가 미국에도 동박 생산 공장을 건립하기로 결정하면서 투자금을 1조 원대로 늘리기로 했다. 투자금은 일진머티리얼즈의 말레이시아 자회사 IMM테크놀로지를 통해 각 나라 법인으로 나눠질 예정이다.

그동안 일진머티리얼즈는 유럽 공장 구축에 주력해왔다. 유럽의 전진기지로 헝가리를 낙점하고 지난해 현지법인 ‘IMH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말레이시아 자회사 IMM테크놀로지가 IMH테크놀로지를 지배하는 구조다. 유럽이 글로벌 배터리·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거점인 만큼 헝가리 공장을 통해 접근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이었다.

스웨덴과 미국 공장 건설은 최근 결정됐다. 스웨덴은 현지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와 장기 공급계약을 맺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노스볼트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 폭스바겐이 최대주주로 있는 스웨덴의 대표적 배터리 기업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올 4월 노스볼트와 10년간 4,000억 원 규모 동박을 공급하는 장기 계약을 맺으면서 인근에 공장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



미국은 일진머티리얼즈의 주요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전 세계 배터리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고 있는 지역이다. 최대 고객사인 삼성SDI 역시 최근 미국에 신규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일진머티리얼즈뿐만 아니라 SKC와 솔루스첨단소재도 미국 내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일진머티리얼즈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이번이 두 번째다. 첫 투자는 지난 2019년 IMM테크놀로지가 발행한 6,000억 원 규모 영구전환사채(CB)를 인수한 거래였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총 2조 원이 넘는 자금을 일진머티리얼즈에 투자하게 된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전방 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주목해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자체 블라인드펀드 ‘스페셜시추에이션(SS·Special Situation) 펀드 2호’를 활용할 예정이며 일부는 기관투자가들과 조성하는 코인베스트먼트펀드(Co-investment fund)를 통해 조달한다.

‘얇은 구리막’을 뜻하는 동박은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음극재를 만들 때 쓰인다.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핵심 소재로 관련 기업들이 공장을 확대하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SKC와 솔루스첨단소재 등이 잇따라 해외 공장을 건립하며 생산 능력과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고품질의 동박을 제조하는 회사는 일진머티리얼즈를 포함해 5~6곳밖에 없다. 2019년 기준 일진머티리얼즈가 세계 동박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9.7%로 대만 창춘(12.9%)에 이어 2위다. SK그룹 계열 SKC가 7.4% 점유율로 3위 지위를 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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