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가지 않고도 구매할 수 있는 재고 면세품이 쿠팡에 등장했다. 최근 면세업계는 자사 온라인몰뿐 아니라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 최대한 버틸 수 있는 체력을 확보하기 위해 재고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신라면세점은 쿠팡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총 100여 개 브랜드의 2,000여 종 재고 면세품을 판매한다고 11일 밝혔다.
명품 패션·시계·잡화·전자제품 브랜드의 인기 상품들을 판매하며 대표적으로 지방시 안티고나 클러치, 투미 보야져하퍼 백팩, 쌤소나이트 에어렛 백팩, 프레드릭 콘스탄트 슬림라인 문페이즈 등을 선보인다. 가격은 면세점 정상가 대비 최대 74% 할인된 수준이다.
그동안 신라면세점은 자체 온라인 채널인 '신라트립'에서만 재고 면세품을 판매해왔으나 유통 채널 확대를 위해 쿠팡에서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 신세계면세점은 'SSG닷컴'과 '에스아이빌리지' 등 그룹 온라인몰을 이용해 판매 채널을 확대 운영한 바 있다. 또 카카오톡 선물하기, 재고전문몰 리씽크 등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에서도 재고 면세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면세업계가 재고 면세품 판매처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면세업의 정상화가 더욱 요원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제조사나 브랜드로부터 상품을 받아 대신 판매하는 백화점과 달리 면세점은 직접 상품을 매입해 판매하기 때문에 재고 소진이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주요 면세 3사의 올 1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 규모는 2조 4,907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본격화 된 작년 1분기 4조 475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38.5% 줄어든 셈이다. 면세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여행이 재개되기 전까지 비용 줄이기가 유일한 생존책"이라며 "큰 이익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앞으로도 재고 소진을 위해 큰 폭의 할인율은 물론 판매 채널 확대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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