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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日 육군이 남긴 '태평양전쟁 패망' 기록

■태평양전쟁의 지상전

하야시 사부로 지음, 논형 펴냄





일본은 메이지유신 이후 부국강병을 위해 문명 개화를 추진하며 점차 국방 우위의 군국주의로 기울어 갔다. 1931년 중국을 친 만주사변 이후 일본은 1941년 어전회의에서 ‘전쟁’을 결정했고, 그해 12월8일 태평양전쟁이 시작됐다. 미드웨이, 알루샨, 과달카날섬 전투로 유명한 태평양전쟁을 보통 우리는 해전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태평양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해군과 공군이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 이 전쟁의 승패는 정작 해전이 아닌 지상전에서 갈렸다.

1945년 8월 15일 일왕의 “무조건 항복”으로 전쟁이 끝난 후 한국군 대령에 해당하는 일본 육군 대좌를 지난 하야시 사부로가 전쟁 중 일본군 실상을 세세하게 쓴 ‘태평양전쟁의 지상전’이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일본 육군의 정보통으로 불린 저자가 전쟁 당시의 국제 정황과 정책·전략을 군사일지처럼 촘촘하게 쓴 이 책은 일본에서 1951년에 첫 출간됐다.



엄밀히는 ‘아시아 태평양전쟁’이라 불려야 할 전쟁을 주도한 일왕 직속의 군대 최고 통수부 ‘대본영’은 과도한 자신감으로 인해 전쟁을 오판으로 이끌었다. 저자의 보고는 종종 대본영의 ‘작전 우선 정책’ 때문에 묵살됐다.

책에서 한국은 중요하게 거론되지 않는다. 수탈지의 고통은 전쟁사(史)에서 묵살됐다. 실전에서 군(軍)이 전개한 전략·작전·전술이 역사적·경영학적 교훈도 전하지만, 이 전쟁이 우리나라에 미친 영향을 생각하면 냉정을 유지하며 읽기 어려울 수 있다.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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