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7일(현지 시간) 한국과 유럽에 주둔한 미군을 감축할 의향이 없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뜻을 거듭 확인했다.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를 계기로 미국의 세계 전략이 바뀐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더욱 주목된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아프간 사태 관련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의 국익이 없는 곳에서 미군을 희생시키지 않겠다’는 취지로 한 발언에 한국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그가 반복적으로 말해왔듯이 한국이나 유럽에서 미군을 감축할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과 유럽은 내전이 아닌 시기에도 외부의 적에 대항하며 동맹을 보호하기 위해 오랫동안 미군 주둔을 유지해온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지역은 미국이 아프간에 주둔한 것과 근본적으로 다른 상황이라고도 덧붙였다. 한국과 유럽은 미국의 최장기 해외 전쟁인 아프간전 종식을 위해 주둔 미군을 철수하기로 결정한 아프간과 경우가 다르다는 취지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흘리며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 시절부터 '동맹 갈취'라고 비난할 정도로 한국과 동맹을 중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독일의 방위비 분담에 불만을 표시하며 주독 미군의 3분의 1가량을 감축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4월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백지화하고 오히려 이전보다 500명을 증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설리번 보좌관의 이날 발언은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반발하며 주한미군 철수를 다시 주장하는 와중에 나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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