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1,180원대마저 위협을 받자 외환 당국이 구두 개입으로 진화에 나섰다. 원·달러 환율은 7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등에 달러 강세가 나타날 경우 재반등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8원 30전 내린 1,16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원 90전 오른 1,178원 20전으로 출발해 장 초반 1,179원 70전까지 오름 폭을 확대했다. 하지만 이날 장중 외환 당국이 최근 환율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진단을 내놓으면서 하락 전환해 1,170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환율 오름세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을 매도하고 본국으로 투자금을 송금하기 위한 달러 매수가 원인”이라며 “외국인 매도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으나 오버슈팅(일시적 폭등)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경계하며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에 최근 주요국 가운데 통화가치가 가장 크게 떨어졌던 원화는 가까스로 반등했다.
최근 외환시장에서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미 연준의 테이퍼링 우려에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집권 등 각종 변수마저 겹치면서 위험 선호 심리가 위축돼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여기에 반도체 업황 부진 우려로 외국인투자가의 국내 증시 대규모 이탈이 발생하면서 원화 약세가 두드러졌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일부터 17일까지 6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32원 20전이나 급등한 바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