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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美국채 금리는 왜 안오를까

조용구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조용구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올 2분기 이후 이어지고 있는 미 국채금리 하락은 수급 요인과 기술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시적으로는 순매도 포지션의 되돌림과 리플레이션 트레이딩의 청산 등 때문이다. 하지만 더 크게는 미 국채 발행 축소와 정부 부채 한도 유예 조치 종료 등으로 미 국채의 과수요 상태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세수 호조와 재정 정책 관련 부담 완화로 오는 11월부터 국채 발행이 축소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부채 한도 협상 이슈로 재정증권(만 1년 이하 할인채)의 순상환 기조가 심화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역레포(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시중에 유통되는 채권을 매입해 자금을 공급하는 방안) 잔액 증가와 단기물 금리 하락은 단기 자금 시장의 수요·공급 미스매치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또 해외 투자자들이 느끼는 미 국채 장기물 금리는 여전히 매력적이고 해외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간접 입찰자 낙찰 비중이 높아진 점도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예상보다 장기간 지속되는 점에는 펀더멘털과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가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어 다음의 세 가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의 영향이다.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미국도 최근 소비심리지수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보다 더 낮은 수준까지 하락하고 소매 판매도 둔화됐다. 당분간 공급관리자협회(ISM) 등 대표적인 서베이 지표의 조정세가 예상되는 데다 악화된 팬데믹 상황이 실물 지표에서도 확인될 경우 금리 하락은 정당화될 수 있다. 추가적인 재정 정책이 없는 코로나19 재확산은 경기 하방 리스크이자 채권시장의 강세 요인임이 분명하다.



둘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기존 대비 경제 전망은 낮아지고 물가 전망은 높아졌다. 올해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전망치는 6.2%와 4.2%로 엇갈리는 방향성을 보였고 3분기 컨센서스도 6.9%(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와 5.1%로 조정됐다. 실질금리의 대용치로 활용되는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 하락도 이러한 주장을 강화하는데, 인플레이션은 높게 유지되며 경제의 실질적인 성장세는 꺾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선반영한다는 것이다.

셋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이다. 2분기 초까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일 것이며 당분간 완화정책을 유지해 경기회복 지원에 전념하겠다는 연준의 태도는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기점으로 분명히 달라졌다. 연준은 2023년에는 금리 인상이 시작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과도한 경기과열 위험을 감수하지 않을 것임을 드러냈다. 위원들의 조기 테이퍼링 주장도 강화되고 있으며 정책 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지는 반대급부로 장기적으로 금리를 높은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는 전망은 약화됐다.

결론적으로 미 국채금리의 반등에는 일정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금리를 끌어내린 일시적 요인들과 수급 관련 부분들이 단시일 내에 해결되기는 어려워 보이며 펀더멘털과 통화정책 관련 영향은 장기간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를 기준으로 미 국채 10년물 금리의 적정 레벨은 1%대 중반으로 추정하며 3분기 중에는 유의미한 반등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4분기에야 본격적인 상승세로 반전하는 흐름을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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