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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유전병을 앓고 있는 집성촌 주민들

■일광유년

옌롄커 지음, 자음과모음 펴냄





중국 허난성의 산골 마을 삼성촌(三姓村)은 3개 성씨의 주민들이 모여 사는 집성촌이다. 이 마을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목구멍이 막혀 마흔을 넘기지 못하고 죽는 특이한 유전병을 앓아왔다. 마을 지도자는 그 병의 원인을 식수로 지목했고 멀리 있는 강물을 끌어오려 한다. 비윤리적 방법을 불사하고 돈을 모아 도랑을 팠건만 새 물길을 따라 흘러 들어온 것은 오염된 물이었다. 절망적이었다.

매년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 거론되는 중국 반체제 작가이자 ‘중국 현역 3대 문호’로 꼽히는 옌롄커의 1998년작 ‘일광유년(日光流年)’이 번역 출간됐다. 현실의 고난을 환상적 민담처럼 풀어내는 옌롄커 특유의 스타일로 권력과 성애와 장수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짚었다.



선동에 속아 피를 팔아 돈을 벌다 무더기로 에이즈에 걸려 죽어나간 저자의 소설 '딩씨 마을의 꿈'에 등장한 인물처럼 순박한 농민들은 외부인의 거짓에 휘말려 어둠의 역사에서 처절하게 몸부림친다.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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