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업계의 원유가격 인상 강행으로 결국 원유 가격이 예정대로 리터(ℓ)당 21원 오른다. 원유 가격 상승으로 이르면 이달 말 우유 제품의 소비자 가격도 최소 100원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스크림과 빵, 커피 제품 가격도 인상이 불가피해 장바구니 물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이달 1일부터 생산된 원유 가격을 ℓ당 947원으로 21원 올린 내용을 담은 ‘유대조견표’를 17일 각 우유업체에 보냈다. 먹거리 줄인상을 우려한 농림축산식품부가 6개월 유예해달라며 설득했지만, 낙농업계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인상을 강행한 것이다. 낙농업계는 사료가격 상승으로 가격 인상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낙농 생산자 단체인 한국낙농육우협회 관계자는 “통계청 기준 지난해 원유 생산비가 809원으로 2.3% 올랐고 올해는 생산비의 54%를 차지하는 사료 가격이 곡물가격 인상 등으로 두 차례나 오르며 15%가량 인상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유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빠르면 이달 말 최소 100원 이상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원유가격 인상으로 우유업체 제품 가격도 현실화됐다. 2018년 원유가 4원(0.4%) 인상되던 당시 서울우유는 1ℓ 우유 제품 가격을 3.6% 올렸다. 남양유업은 평균 4.5% 제품 가격을 올렸고 1ℓ짜리 제품은 용량을 900㎖로 변경한 뒤 가격을 2,550원에서 2,520원으로 변경해 사실상 9.8% 인상했다. 매일유업은 가격을 동결하는 대신 900㎖짜리 신제품을 출시하고 가격은 1ℓ짜리와 같게 받았다.
우유업계 관계자는 “원유기본가격이 오르면 제품 가격도 올렸기 때문에 제품 가격 상승은 따라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업계 관계자도 “아직은 눈치만 보고 있는데 최저임금과 다른 원재료가 등이 오른 데 비해 우유 가격은 몇년째 그대로라 이번에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서 우유를 원료로 하는 아이스크림과 빵, 커피 제품 가격도 도미노 인상이 불가피하다. 업계에선 ‘밀크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빙그레, 롯데제과 등 아이스크림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우유 가격이 올랐던 2018년 롯데GRS의 크리스피크림 도넛이 오리지널 도넛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한 우유업체 관계자는 “우유 가격 인상이 확정되면 우유를 사용하는 외식 프랜차이즈와 순차적으로 접촉해 가격 조정을 논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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