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리뷰와 별점 평가로 동네 병·의원 60% 가량이 평판과 진료에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 나왔다. 의료계는 병·의원에 대한 포털 리뷰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9일 대한개원의협의회(대개협)에 따르면 이달 2~15일 사이 개원의 618명을 대상으로 포털 리뷰로 인한 피해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 61.9%가 네이버 영수증 리뷰로 병원 평판이나 진료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다’ 혹은 ‘막대한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피해를 봤다고 답한 374명 중 80%인 302명은 매출이 줄었다고도 주장했다. 병원을 이전하거나 폐업 또는 재개업했다는 개원의는 5명(1.3%) 이엇다. 네이버 외 타사 포털 리뷰에 대한 설문에서도 개원의 45.8%가 피해를 당했다고 답했다.
한 응답자는 “허위 영수증 리뷰가 여러 개 갑자기 등장해 병원 별점을 낮춘 적이 있다”며 “하루 만에 발견해 조치했지만, 몰랐다면 큰 매출 피해로 이어질 뻔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사는 “비급여 레이저 시술을 급여로 해달라고 요청해 진료할 때 어렵다고 안내했는데 (해당 환자가) ‘진료를 거부하는 병원'이라고 악의적인 리뷰를 작성했다”고 답했다.
대개협은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유관기관과 법적 대응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네이버 등 대표 포털들이 무분별한 의료기관 포털 리뷰(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네이버는 중소상공인 등 오프라인 사업자들이 일부 악의적 리뷰 때문에 피해를 본다는 지적에 기존 별점 평가를 키워드 리뷰로 대체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예약 내역이나 영수증 등을 통해 가게 방문을 인증한 다음 ‘재료가 신선해요’, ‘디저트가 맛있어요’와 같은 문구로 리뷰를 다는 것이다. 지난 7월 식당·카페 업종을 대상으로 키워드 리뷰를 도입한 데 이어 이달 12일부터 미용·숙박 업종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키워드 리뷰 대상 업종은 앞으로 개원의 등 다른 업종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키워드리뷰에 대한 데이터를 충분히 쌓은 후 내년 초 별점 리뷰를 완전히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측은 “리뷰 시스템의 무분별한 평가를 방지하기 위해 영수증 인증제와 키워드 리뷰를 도입하는 등 현장 사업자의 고충을 덜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허위 리뷰를 방지하기 위해 기술 고도화, 인력 모니터링 강화 등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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