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097950)이 올해 1분기 기록했던 역대 최대 실적을 2분기 또다시 경신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본업인 식품 사업의 견조한 성장세에 더해 바이오 부문의 폭발적 성장이 실적을 이끌었다. 공격적인 투자 및 인수합병(M&A)에 힘을 실으며 신성장 사업으로의 영역 확장을 본격화하는 모습에 투자 매력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 22.0% 증가한 6조 3,092억 원, 4,69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이로써 CJ제일제당은 지난 1분기 세웠던 종전 최고 실적(매출 6조 1,781억 원, 영업이익 3,851억 원)을 한 분기만에 다시 갈아치웠다. 영업이익률 역시 10.1%에 달해 국제회계기준(IFRS)가 도입된 후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본업인 식품 부문이 탄탄한 개선세를 이어간 데다 바이오 부문이 크게 치고 올라오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식품 사업 호조는 높은 기저 부담 및 물류비 증가에도 비비고·햇반 등 핵심 제품군 매출이 국내외에서 꾸준히 성장한 결과다. 바이오 부문 역시 올 2분기 1,939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며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중국 양돈 시장 회복에 따라 사료 첨가제 판매량이 확대됐고, 고수익 스페셜티 및 천연 프리미엄 식품 소재가 큰 인기를 끌었다.
고수익을 창출하는 핵심 부문들의 향후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식품 부문의 경우 해외 성장세가 가장 눈에 띈다. CJ제일제당 대표 간편식품 브랜드 ‘비비고’의 만두 제품은 상반기 미국 그로서리 3,000점에 입점을 완료했는데 하반기에도 확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일본에선 과일발효초 ‘미초’가 2030 여성들에게 미용 식초로서 인기를 끌며 최근 3년간 연 100%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50%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이 집중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바이오 부문도 눈길을 끌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바이오업체 천랩을 인수해 기존에 다루던 화이트 바이오(친환경 바이오 소재 개발 부문)와 그린 바이오(미생물 식품소재·첨가물 개발 부문)에 더해 레드 바이오(제약 부문) 사업에까지 진출하며 3대 바이오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CJ제일제당이 보유한 건기식 사업 및 미생물 스크리닝·효능평가 역량과 천랩의 미생물 분석·진단 능력의 시너지를 통해 향후 신약 및 맞춤형 건강식품 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정섭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마이크로바이옴 균주 기업 천랩을 인수하면서 기존 식품과 바이오 사업에서의 시장 지배력 강화와 중장기 사업 동력까지 얻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장 올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세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CJ제일제당의 3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6조 6,602억 원, 4,34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8.1% 증가할 전망이다. 4분기 역시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0%, 18.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혜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주요 제품의 판가가 인상될 것으로 에상되는 데다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성장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장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한 지속적인 기업 구조 개편 움직이 역시 포착됐다. CJ제일제당은 최근 건강기능식품 사업부를 ‘건강사업 CIC’(사내독립기업·Company In Company)로 독립시켰다. 지난해 10월 식품사업부 내에서 건강기능식품 부문을 별도의 사업부로 개편한 지 약 반 년만이다. 건강사업 CIC는 임직원 100여 명 내외로 구성됐으며, 연구개발(R&D)·제조·유통·마케팅 등 전 밸류체인을 갖추고 있다. 제품 개발 시 필요한 의사결정 과정을 최소화해 시장 공략에 가속화를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CJ제일제당은 “건기식 업계 최상위를 목표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추후 더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할 경우 CIC를 분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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