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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이 반한 '포항 내연산 폭포' 명승된다

풍광에 감흥한 겸재, 여러 그림 남겨

'포항 내연산 폭포' 명승 지정 예고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겸재 정선의 ‘내연산 삼용추도’. 1734년 이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제공=문화재청




우리 산천을 ‘진경산수’라는 독자적 기법으로 그린 겸재 정선(1676~1759)은 58세인 1733년 경북 청하현의 현감(縣監)으로 부임했다. 이미 30대 때 금강산의 절경에 매료돼 ‘풍악도첩’을 완성한 그가 주변 명소를 놓칠 리 없었다. 청하현에서 10리 남짓 떨어진 내연산은 12개의 폭포로 유명했다. 겸재는 7번째 폭포인 연산폭포 바위에 ‘갑인년(1734) 가을 정선(甲寅秋鄭敾)’이라고 새겼을 정도로 풍광에 심취했다. 암석 사이를 가르듯 쏟아지는 폭포를 본 겸재는 예리한 필선을 수직으로 죽죽 내리긋는 수직(垂直)준법으로 실경의 감흥을 진경(眞景)으로 그려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겸재의 그림에는 제 5폭 무풍 폭포(문수 폭포), 제 6폭 관음폭포와 관음굴, 제 7폭 연산 폭포가 펼쳐진다. 같은 곳을 소재로 한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의 ‘내연산의 삼용추’는 규모가 좀 더 큰 족자형태의 작품인데, 그려진 시야가 더 넓다. 같은 대상이어도 언제 가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었음을 의미한다.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예고된 경북 포항 내연산 폭포 중 7번째 연산폭포. /사진제공=문화재청


겸재 정선도 반한 경북 포항시의 자연유산 ‘포항 내연산 폭포’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문화재청이 23일 밝혔다.

내연산은 경북 내륙의 산들이 동해안으로 이어지는 산이다. 풍화에 강한 화산암 기반이라 깎아지른 절벽과 깊게 패인 계곡이 많다. 자연스럽게 형성된 침식지형의 폭포와 웅덩이가 졀경을 이룬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은 청하골 또는 내연골로 불린다. 계곡 입구의 유서 깊은 사찰인 보경사를 지나면 상생폭포를 시작으로 크고 작은 폭포와 용소(龍沼·폭포 아래 웅덩이)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연산폭포(내연폭포)는 여러 폭포 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커 웅장한 위용을 과시한다. 여름철에는 우렁찬 물소리, 겨울철에는 얼음기둥이 자랑거리다.

삼성미술관 리움이 소장한 겸재 정선의 ‘내연산 삼용추도’ /사진제공=문화재청




조선 중기 문인 서사원(1550~1615)은 기행문집 ‘동유일록’에 내연산 폭포를 이같이 묘사했다.

“만(萬) 길 하얀 절벽이 좌우에 옹위하며 서 있고 천 척 높이 폭포수가 날아 곧장 떨어져 내렸다. 아래에는 신령스런 못이 있어 깊이를 헤아릴 수 없었다. 연못가의 기이한 바위는 저절로 평평하게 되어 수십 명은 앉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다리로 올라보니 선계에 앉은듯하여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포항 내연산 폭포 중 '관음폭포' /사진제공=포항시


정선의 그림, 서사원의 글 외에도 '신증동국여지승람' ‘대동여지도’에 내연산과 삼용추(三龍湫)에 대한 기록이 전하고, 조선 중기 문신 황여일의 ‘유람록’에도 폭포의 아름다움이 적혀 있다.

내연산 계곡은 직선거리로 10㎞ 넘는 긴 구간에 굴참나무, 물푸레나무, 작살나무, 병꽃나무 등이 숲을 이루고 있으며 기암 괴석의 사이에서 부처손, 바위솔, 바위채송화 등이 서식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과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포항 내연산 폭포’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최종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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