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츠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디앤디플랫폼리츠·SK리츠 등 모기업을 둔 ‘스폰서 상장 리츠’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은 모회사의 자산 개발을 기반으로 자산 편입 효과를 극대화하고 안정적인 투자 구조로 높은 배당률을 안겨주는 등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ESR켄달스퀘어리츠(365550)는 전일 대비 2.28%(150원) 오른 6,740원에 거래를 끝냈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연초에 비해 주가가 32.9% 올랐다. 이날 롯데리츠(330590)와 제이알글로벌리츠(348950)는 전일과 같은 5,740원, 5,270원으로 보합세를 보였으나 연초 대비 각각 7.3%, 2.1%씩 주가가 상승했다.
그동안 리츠 시장은 지난 2001년 도입된 후 급속도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시가총액 대비 상장 리츠의 비중이 0.5% 수준으로 현저히 낮았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주식시장이 급등하며 상대적으로 리츠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낮아진 가운데 신규 리츠 상장이 단기간에 집중되며 수급상 불균형이 심화돼 10%의 등락률을 보이는 등 큰 부침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 상반기 이미 상장했던 리츠들의 전략이 한 단계 진화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보유 부동산의 자산 가치 상승을 바탕으로 자산을 매각하거나 차입금 확대를 통한 신규 자산 편입, 리파이낸싱으로 조달 금리 하락 등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중에서도 든든한 모기업을 뒤에 두고 상장한 스폰서 리츠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현재 국내에 상장된 리츠(13개) 중 시가총액 기준 상위권에 있는 롯데리츠(1조 3,946억 원), ESR켄달스퀘어리츠(9,655억 원), 제이알글로벌리츠(8,727억 원) 등이 대표적이다. 스폰서 리츠는 모회사의 개발 자산을 기반으로 기초 자산 다각화, 운영 사업 협력 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스폰서가 보통주에 투자하고 공모 투자자는 우선주에 투자하는 차별적 조건으로 배당률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다.
공제회들도 ESR켄달스퀘어리츠를 시작으로 상장된 스폰서 리츠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행정공제회·교직원공제회·경찰공제회 등 주요 공제회들은 ‘주택기금앵커리츠’와 유사한 구조로 상장 리츠 투자를 위한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고 위탁 운용사를 선정해 프리 기업공개(IPO) 투자에 적극적이다. 이들은 프리 IPO를 활용함으로써 안정적 물량 확보, 가격 변동 위험을 최소화하고 캐피털 콜(Capital call) 방식을 활용하며 유상증자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또한 엄격한 투자 심의를 거쳐 공모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일반 투자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스폰서 리츠가 안정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다 보니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셀 코리아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롯데리츠를 10거래일(43억 원) 연속 사들였고,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20일까지 11거래일(55억 원) 연속 순매수했다.
굵직굵직한 대기업들은 하반기에 다양한 스폰서 리츠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27일 상장이 예정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SK디앤디 개발 자산의 우선매수협상권·공동개발권 확보 등을 기반으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미 자산으로 편입된 세미콜론과 백암물류센터는 자산 가치가 13% 이상 상승했으며, 우선주 기본 배당률이 6.25%에 5년마다 0.3%포인트씩 인상되는 파격적인 배당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이번 주 기관 수요예측이 예정된 SK리츠 역시 SK그룹의 장기 책임 임대료가 확보됨에 따라 최초로 분기별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오는 11월 상장할 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서부티엔디의 개발 자산 등을 대거 편입할 계획이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상장 리츠 시장은 상반기 빠른 주가 상승 이후 하반기 기존 리츠의 대형화와 신규 리츠 상장이 맞물려 긍정적”이라며 “자산관리회사(AMC)의 운용 역량이 한 층 심화돼 리츠 현금 흐름이나 보유 자산 가치가 증대되며 주주의 편익으로 이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