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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적자 위기…환율 상승에 기름 붓나

8월 1~20일 수출 40.9% 늘었지만

원자재 수입액 급증에 35억弗 적자

16개월만에 흑자 행진 깨질 가능성

셀코리아 맞물려 외환시장 충격 우려

홍남기 "변동성 커질 땐 선제 대응"





국제유가 등 원자재값 상승 여파로 수입액이 빠르게 늘며 이달 20일까지 무역수지가 35억1,300만달러(약 4조1,3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남은 일주일 간 폭증하지 않을 경우 지난해 4월 이후 1년 4개월 만에 월간 기준 무역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셀 코리아’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안정의 최후 보루였던 무역수지마저 적자로 전환할 경우 최근 가파르게 오르는 원·달러 환율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322억달러(약 37조8,800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40.9%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4일)과 비교해 이 달은 조업일수가 하루 더 많아 일평균 수출액은 31.5% 증가했다. 특히 수입액은 358억 달러(약 42조1,2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2.1% 증가했다. 수출 호조에도 수입액이 더 많이 늘면서 무역수지는 35억1,3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수입액 급증에 영향을 미쳤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원유(90.3%)와 석유제품(200.4%)의 수입액이 1년 전보다 크게 늘었다. 가스 수입도 192.8% 증가해 전년보다 세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고 반도체 제조장비(48.9%) 수입도 많았다.

수입 증가세가 수출을 압도하는 추세가 이어질 경우 지난해 4월 이후 15개월 동안 이어졌던 무역흑자 기록은 8월에 깨질 수 있다. 98개월 연속 무역흑자 기록을 깨고 14억달러의 무역적자가 발생한 작년 4월에도 20일까지 적자 규모는 34억5,500만달러로 이 달보다는 무역수지 상황이 나았다. 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통상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올 하반기 14억달러 가량 무역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어 향후 무역 수지는 악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무역수지가 이번 달 적자를 기록할 경우 최근 증시의 ‘셀 코리아’ 기조와 맞물려 환율 상승(원화 약세)을 가속화하며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외국인은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293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며 10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일 11개월 만의 최고치인 1,179원 60전을 기록했다 이날 5원 90전 내린 1,173원 7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는 경상수지로 벌어들이는 달러와 외환·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팔고 나가는 달러가 불안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라며 “무역적자로 경상수지마저 나빠진다면 환율 방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단 남은 일주일 동안 호조세인 수출이 최대한 증가해 무역적자를 방어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 실제 지난 7월에도 20일까지 무역적자는 36억달러에 달했지만 막판 수출 호조로 무역수지가 17억7,000만달러 흑자로 전환한 바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과거에도 8월 마지막주에 무역수지가 많이 개선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최근 대외 여건 불확실성 속에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선제적 대응에 나서라”고 지시했다. 최근 기재부의 외환시장 구두 개입에도 환율 상승이 지속되며 시장이 요동치자 직접 나선 것이다. 홍 부총리는 “미국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대외여건이 불확실하고 이에 따라 달러 강세,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 원화 환율 상승 등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 같은 불확실성이 금융시장 불안을 통해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대응하라”고 강조했다.홍 부총리와 별도로 이억원 기재부 1차관도 이날 기재부 내 금융시장 관련 부서와 국제금융센터 담당자들을 소집해 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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