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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레나룻 자른 'MLB의 신사'…친환경도 1등 [세계의 명품구단]

⑨뉴욕 양키스

'한국戰 참전 용사' 前 구단주

선수단에 '용모'로 기강 잡아

WS 7번 제패 등 전성기 견인

구장 절전·온실가스 감축 최선

50억弗 세계 2위 구단 이름값

조지 스타인브레너 전 양키스 구단주. /출처=양키스 트위터




“모든 선수와 코치, 남성 경영진은 수염을 길러서는 안 된다. 두발 길이는 옷깃을 넘길 수 없으며 콧수염은 괜찮지만 구레나룻은 절대 기를 수 없다.”

지난 1973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 구단주 조지 스타인브레너가 공표한 양키스 ‘사규’다. 한국전 참전 용사인 스타인브레너는 경기 전 국가 연주 때 일부 선수들의 불량한 자세를 보고는 기강 잡기에 나서며 이렇게 ‘용모 단정’을 강조했다.



양키스는 이때부터 37년간 스타인브레너 체제에서 7차례의 월드시리즈 우승과 11차례의 아메리칸리그 우승을 쌓았다. 밥 먹듯 감독을 경질하고 현장 개입이 도를 넘는 등 논란도 많았지만 어쨌든 스타인브레너는 양키스의 황금기를 이끈 주역으로 평가된다.

수염과 장발 금지는 양키스의 전통이 됐다. 얼굴과 머리의 털들을 말끔하게 정리한 뒤 ‘비포 앤드 애프터’ 사진을 남기는 것은 양키스 입단의 통과의례다. 양키스 이적생은 선망하던 팀에 입단한다는 자부심으로 전통을 따르고 팀원들은 의기투합의 제스처로 받아들인다.



팀이 슬럼프에 빠졌을 때 동료들끼리 심기일전의 뜻을 모아 덥수룩하게 수염을 기르는 것은 MLB에서는 익숙한 모습이다. 이게 불가능한 양키스 선수들은 콧수염만 기른다. 2015시즌 초반 3승 6패의 부진에 7명이 콧수염을 기르기 시작했고 이후 24경기에서 양키스는 18승을 몰아쳤다.

양키 스타디움에서 라이벌 보스턴을 이긴 뒤 기쁨을 나누는 뉴욕 양키스 선수들. /AFP연합뉴스


우수한 선수들을 무차별적으로 영입해 ‘악의 제국’으로도 불렸던 양키스는 최고 명문에 걸맞은 책임에도 관심이 많다. 2019년 북미 주요 스포츠 구단 중 최초로 ‘유엔 스포츠 기후 행동 협정’에 가입했다. 파리기후협약에 발맞춰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당 수준 감축하겠다는 약속이다. 양키스는 홈구장 조명 개선으로 에너지효율을 40% 높였다. 그 결과 뉴욕의 45가구가 매일 쓰는 전력량만큼을 아끼게 됐다. 구장 내 대중 시설에는 자연 냉방 기술을 도입했는데, 한 경기를 치를 때마다 125가구가 한여름에 하루 동안 에어컨을 켜지 않는 효과를 내고 있다. 고강도 제로 웨이스트(쓰레기 최소화) 캠페인으로 양키 스타디움은 쓰레기 재활용의 성지로도 통한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조사한 양키스의 구단 가치는 50억 달러(약 5조 9,100억 원)로 전 세계 스포츠 구단 중 2위다. 2019년에 구단 역사상 최고(6억 8,300만 달러)를 찍은 수익이 지난해는 코로나19로 6분의 1까지 쪼그라들었지만 올해 다시 홈구장이 관중의 함성으로 들썩이고 있다. 양키스는 23일까지 9연승을 달리며 12년 만이자 통산 28번째 월드시리즈 타이틀을 향해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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