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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은퇴자산의 합리적 소비

오원석 한국투자신탁운용 연금담당

오원석 한국투자신탁운용 연금담당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도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 현황 통계’를 보면 흥미로운 내용이 있다. 개인이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의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펀드 등에 투자된 자금을 뜻하는 실적 배당형 적립금 규모가 전년 대비 4조 원 이상 증가해 27조 원이 된 것도 흥미롭다. 그간 수동적으로 운용되거나 방치돼 있던 퇴직연금이 적극적 운용 대상이 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다.

아쉬운 대목도 있다. 연금 수령과 관련한 통계다. 퇴직연금 가입자는 만 55세 이상이 되면 퇴직연금 수령을 시작할 수 있는데 지난해 퇴직연금 수령을 개시한 근로자 중 96.7%는 ‘일시금 수령’을 선택했다. 정기적으로 꾸준히 나눠 받는 방식의 ‘연금 수령’을 택한 이들은 3.3%에 불과했다. 갑자기 소득이 없어졌다는 데 대한 불안감에 마음이 급했기 때문일 수 있다. 개개인에게 여러 사유가 있었겠지만 퇴직연금이 노후의 경제적 안정을 돕는 연금으로써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금리가 낮은 상품에 돈을 넣어두고 생활비를 충당하려고 하면 필요한 퇴직금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지난해 기준 원리금 보장형의 수익률은 연 1.68%다. 이 수익률로 한 달에 100만 원을 이자로 받으려면 약 7억 원이 필요하다. 길게 잡아 30년간 7억 원 상당을 모으려면 월 200만 원씩 꼬박 저축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만일 투자를 통해 연평균 6%의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면 한 달에 100만 원을 이자로 받기 위해 필요한 금액은 2억 원으로 줄어들고 저축해야 할 금액도 월 50만 원 정도가 된다. 금융 투자 결과를 확정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장기 투자 시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지난 2019년 기준 83.3세다. 55세에 퇴직한다고 가정하면 은퇴 뒤에 남은 시간은 28년에 달한다. 이는 투자를 하기에 넉넉한 시간이다.

국내 연금 가입자들은 대부분 은퇴 전 노후 자금을 쌓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적정한 자금 운용은 은퇴 후에도 필요하다. 물론 안정성을 위해 예금이나 보험에 가입할 것인지, 수익을 올리려 펀드를 통해 투자할 것인지는 개인 선택의 문제다. 하지만 장기 투자가 가능할 만큼 긴 시간이 남아 있는 은퇴 후에도 투자를 한다면 조금 더 여유로운 은퇴 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은퇴 후 투자의 기본도 역시 자산 배분과 장기 투자다. 몇 년 전부터 연금 수령을 위한 펀드들이 출시되고 있다. 타깃인컴펀드(TIF)가 대표적이다. TIF는 은퇴 후 꾸준히 연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되 은퇴 자금의 원금을 최대한 지키는 것도 추구하는 자산 배분 펀드다. 주로 글로벌 채권에 분산 투자하고 일부는 배당주나 리츠 등의 인컴 주식에 투자한다.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은퇴 자산 형성을 위해 설계된 펀드라면 TIF는 은퇴 후의 합리적인 은퇴 자산 소비를 위해 설계된 펀드이니 은퇴 자금 운용 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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