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얼어붙은 청년 취업 시장을 녹이기 위해 앞으로 3년 안에 4만 명에 달하는 인력을 직접 채용한다. 국내 4대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공개 채용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은 반도체와 바이오, 정보기술(IT)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우수 인력을 대거 채용할 예정이다.
삼성그룹이 24일 발표한 고용 계획은 통상적인 범위를 크게 벗어난 규모다. 삼성전자처럼 국내에 대규모 사업장을 보유한 계열사들이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해도 그룹에서 포용할 수 있는 인력 규모는 3만 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발표한 직접 채용 인원은 4만 명으로 여기에서 1만 명이나 추가됐다.
삼성전자는 24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반도체와 바이오, 차세대 통신, 첨단 IT 등에 자본이 투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용도 이들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핵심 사업에 대한 대규모 국내 투자로 56만 명의 고용·일자리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삼성은 기대하고 있다.
또한 삼성은 공채 제도를 유지해 채용 시장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도 함께 밝혔다. 현대자동차그룹과 SK그룹·LG그룹 등은 상시적으로 필요한 인원을 뽑겠다며 최근 잇따라 공채 제도를 없앴다. 기업의 탄력적인 인력 운용을 위해 필수적인 조치였지만 취업 준비생들에게는 합격 문턱을 낮춘 결정으로 지적받기도 했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직접 고용을 늘리는 것은 국가적 최우선 과제로 부상한 고용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보탠다는 차원”이라며 “대한민국에서 공채를 처음 시작한 기업으로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공채 제도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수료생 취업률 70%’라는 진기록을 달성하며 청년 취업 시장의 핫 이슈로 떠오른 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SSAFY) 프로그램 역시 전국 단위로 확대하고 사업 규모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전공에 상관없이 소프트웨어(SW) 지식을 쌓고자 하는 청년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지난 2018년 첫발을 내디딘 SSAFY는 오는 2025년까지 청년 취업 준비생 1만 명에게 엔지니어로서 활약할 수 있는 교육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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