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자산을 운용하는 로보어드바이저(RA)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자체 알고리즘을 보유한 핀테크 업체들을 중심으로 로보어드바이저의 편의성과 안정적인 수익률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스콤이 운영하는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에 따르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계약자 수는 지난 2017년 말 4만 명에서 올해 7월 말 39만 명으로 10배가량 급증했다. 같은 기간 운용 자산 규모(AUM)도 4,220억 원에서 1조 7,987억 원으로 4배 넘게 늘었다.
최근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핀테크 업체들이다. 업계 운용 규모 1위인 ‘파운트’를 비롯해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의 ‘핀트’, 쿼터백자산운용의 ‘쿼터백’, 투자 자문사인 에임의 ‘에임’, 두물머리투자자문의 ‘불릴레오’, 콴텍투자자문의 ‘콴텍’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포함된 자문일임사의 전체 로보어드바이저 운용 규모는 2018년 이후 25배 수준까지 커졌다.
로보어드바이저는 ‘편의성’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하면 10만 원, 100만 원 단위의 소액으로도 개인의 투자성향과 시장 상황에 맞춘 포트폴리오를 받아 볼 수 있고, 이후 투자 실행과 리밸런싱까지 가능해 과거 고액 자산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누구나 경험할 수 있게 됐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최근 불안정한 시장 상황에서 뛰어난 운용 능력을 증명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특히 7월 말 기준 테스트베드에 참가한 자문일임사의 1년 평균 수익률은 12.09~51.22%로 증권사·은행 등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일부는 코스피200(41.62%)보다도 높은 수익률을 냈다. 예로 콴텍투자자문의 ‘콴텍 가치 투자 주식형 2호’ 알고리즘의 경우 1년 운용 수익률(2021년 7월 말 기준)이 162.24%에 달하는 등 대형사를 제치고 1~4위를 휩쓸었으며 NH투자증권과 손잡은 ‘NH-콴텍 국내 주식형 현금 여유 기업’ 알고리즘도 85.15%의 수익률로 5위에 올랐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사무국 관계자는 “알고리즘들의 1년 평균 수익률은 벤치마크인 코스피200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6개월 이하 기간 수익률은 벤치마크를 웃돌고 있으며 기간별 수익률 간의 차이는 벤치마크보다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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