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업체 일본 무라타의 주요 생산 기지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시 운영 중단됐다. MLCC는 정보기술(IT) 기기 핵심 부품으로, 최근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글로벌 MLCC 공급망과 시장 2위 업체 삼성전기 제품 생산에 영향이 미칠지 주목된다.
26일 일본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본 무라타제작소 후쿠이현 공장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 98명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집단 감염됐다. 이 공장에서 최초 감염자가 발생한 날짜는 지난 8월 3일이고, 당시 일부 생산라인을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상황이 집단 감염으로 번지면서 무라타는 지난 25일부터 오는 31일까지 후쿠이 공장 영업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회사는 7,000여명에 달하는 공장 및 회사를 드나든 협력사 직원들이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진다.
무라타 후쿠이 공장은 4,200여명 임직원이 근무하는 회사 주요 MLCC 공장이다. 약 일주일 간 공장이 멈추면서 MLCC 생산 계획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은 “(무라타)가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 거점인 필리핀, 중국, 일본 내 시마네현 공장에서 대체 생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MLCC는 스마트폰, PC 등 첨단 IT 기기와 자동차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다. 전자 제품 내에서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면서 각종 잡음을 최소화하는 ‘댐’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현상 이후 IT 기기와 자동차 전자장치(전장)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MLCC 판매량도 상당히 올라갔다. MLCC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전기의 경우 지난 1분기 MLCC 판매량(3,086억개)이 이미 2019년 연간 판매량(약 7,200억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할 만큼 판매량이 상당히 늘었다.
무라타는 세계 MLCC 시장에서 40%대 점유율을 차지하는 독보적인 세계 1위 업체다. 물량 뿐만 아니라 고급 MLCC 생산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따라서 회사의 잠정 영업 중단이 글로벌 MLCC 공급망과 가격 상승 여부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20%대 점유율로 시장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전기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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