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고차 1위 업체 케이카가 다음 달 코스피 상장을 위해 공모에 돌입한다. 실적 개선과 중고차 e커머스 사업을 앞세워 상장 몸값이 최대 2조 2,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카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1,683만 288주를 공모한다고 30일 공시했다. 주당 공모가는 3만 4,300~4만 3,200원으로 최대 7,271억 원을 공모 시장에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9월 27~28일 수요예측, 9월 30~10월 1일 일반 청약을 계획하고 있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다.
케이카는 중고차 매매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로 한앤코오토서비스홀딩스 유한회사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8년 4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가 SK그룹으로부터 인수한 뒤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 1조 3,231억 원, 영업이익 377억 원을 거둔 데 이어 올해는 상반기에만 매출 9,106억 원, 영업이익 385억 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각각 39.8%, 131.8%, 138.5% 증가한 수치다.
특히 e커머스 분야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상반기 매출 중 온라인 판매 서비스 ‘내차사기 홈서비스’ 누적 판매 매출은 3,22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2% 늘었다. 케이카는 2016년부터 매장에 방문하지 않고 PC와 모바일로 직영 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는 ‘내차사기 홈서비스’를 내놓으며 중고차 e커머스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했다. 회사로 유입되는 신규 자금도 중고차 e커머스 사업 강화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구주 매출 비중이 높은 점은 부담이다. 한앤컴은 공모 주식 수의 90% 이상인 1,562만 8,124주를 구주 매출로 내놓는다. 공모가 상단 기준 6,750억 원이 넘는 투자금을 회수하는 셈이다. 통상 공모주 투자자들은 회사에 유입되는 자금이 많은 신주 모집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구주 매출 중심의 공모 구조는 청약 흥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IPO업계는 높은 구주 매출 구조를 중고차 e커머스 플랫폼 사업 비전으로 넘어설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한다. IPO 신규 자금 유입은 적지만 한앤컴 인수 이후 강화해온 e커머스 사업이 자리 잡는다면 주가가 우상향할 수 있다는 기대다. 실제 미국 최대 온라인 중고차 판매사로 ‘중고차 시장의 아마존’이라고 불리는 카바나는 최근 3년간 매출이 550% 늘었고 현재 시가총액이 70조 원에 육박한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한앤컴이 2018년 당시 SK엔카를 약 2,000억 원에 인수한 뒤 조이렌터카 인수, 케이카캐피탈 설립 등 볼트온 전략을 선보여 결국 투자금 회수의 기회를 맞았다”며 “한국판 카바나의 비전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공모 흥행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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