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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못죽여 한” 반사회적 사이코패스 기질

모습 드러낸 ‘전자발찌 살인범’

미리 염두해둔 과시욕·허세 보여

교도소생활 대비 '기싸움' 벌인듯

방송장비 걷어차고 반성 모습 없어

법원 영장 발부·警 곧 신상공개 결정

31일 오전 영장 실질 심사에 앞서 서울 송파경찰서 입구에서 강 씨가 호송차에 오르다 질문하는 취재진을 강하게 밀치고 있다./허진 기자




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잇따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 모 씨가 31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영장 실질 심사에 출석하던 중 질문을 하려는 취재진의 마이크를 발로 걷어차고 있다. /연합뉴스


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잇따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 모 씨가 31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영장 실질 심사에 출석하던 중 질문을 하려는 취재진의 마이크를 발로 걷어차고 있다. /연합뉴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을 전후로 여성 2명을 잇따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 모(56) 씨가 언론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31일 “더 많이 죽이지 못한 게 한”이라고 말했다. 그는 취재진을 향해서도 욕설과 함께 방송 장비를 발로 걷어차는 등 거칠게 행동하며 자신의 죄를 뉘우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그의 행동에서 반사회적 성향의 사이코패스 기질이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강 씨는 이날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 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송파경찰서를 나섰다. 검은색 상의 차림에 회색 야구 모자와 마스크를 쓴 강 씨는 범행 동기 등을 묻는 기자들을 밀치며 “보도나 똑바로 하라”고 소리쳤다. “돈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느냐”는 질문에는 취재진의 마이크를 집어던지며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 씨는 호송차에 오른 뒤에도 취재진을 향해 “기자들이 보도를 엉터리로 하니까 그렇지, 사람들이 진실을 알아야지”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강 씨는 화가 가라앉지 않았는지 법원에 도착해서도 폭력적인 행동을 이어갔다. 법원 도착 후 취재진이 “피해 여성을 왜 살해했냐”고 묻자 방송용 마이크를 왼발로 걷어찼다. 이 과정에서 강 씨의 발길질로 튕겨 나간 마이크가 취재진의 이마에 맞았다. 이후 강 씨는 취재진을 향해 심한 욕설을 내뱉으며 법원 안으로 들어갔다.



심사를 마치고 나온 강 씨는 취재진에게 “내가 더 많이 죽이지 못한 게 한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을 둘이나 죽인 이유가 뭔가”라고 묻자 “사회가 X 같아서 그런 거야”라고 답했다. “반성은 전혀 하지 않나”라는 질문에는 “당연히 반성 안 하지. 사회가 X 같은데”라며 당당하게 답했다. 다만 어떤 보도가 잘못된 것이냐는 물음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이날 강 씨의 언행에서 반사회적 성향의 사이코패스 기질을 엿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범행을 뉘우치기는커녕 기자들에게 욕설과 발길질을 하는 모습에서 반사회적이면서 타인을 무시하는 성향이 단적으로 드러났다”며 “강 씨에게는 사이코패스 기질이 있는 게 맞다”고 진단했다.

향후 교도소 수감 생활에서 있을 ‘기싸움’을 염두에 둔 행동과 발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이제 수감되면 사실상 교도소에서 나오기 힘들 텐데 그 안에서라도 생활이 편하려면 ‘가장 센 놈’으로 보일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며 “초범도 아닌 전과 14범인 강 씨가 마이크를 발로 차고 ‘더 많이 못 죽인 게 한이 된다’고 발언한 것은 이미 머릿속에 그려놓은 그림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자수한 이유에 대해서도 배 프로파일러는 “여러 정보를 종합해보면 더 이상 도주할 수 있는 자금이나 수단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죄를 뉘우쳐 자수했다기보다는 힘들게 도망 다니느니 차라리 교도소에서 편히 있으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법원은 이날 오후 강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이번 주 중 신상정보공개심의위를 열어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성범죄 등 전과 14범인 강 씨는 지난달 27일 전자발찌 훼손을 전후로 40대 여성과 50대 여성을 잇따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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