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D램 현물 가격 약세로 PC용 D램 현물 가격이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기업들의 과도한 우려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가파르다. 최근 현물가격이 기업간 고정거래 가격보다 낮아지면서 연말 반도체 가격 조정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1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가격은 평균 3.889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월 28일 평균 3.875달러를 기록한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이면서 올해 최고점이던 3월 말 5.3달러 대비 36% 하락한 것이다.
PC용 D램 현물가격은 올해 2월 평균 4달러를 넘어선 뒤 3월, 4월에 5달러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2분기 이후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야외 활동이 늘고, PC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4달러대에서 하락이 지속됐고, 지난주에는 3달러대로 떨어졌다.
하반기 메모리 시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됐던 서버 시장 동향도 업계의 기대에 못미치는 분위기다.
트렌드포스는 전날 내놓은 리포트에서 서버용 D램 가격이 4분기 들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객사들의 재고 수준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보수적으로 전환했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일제히 “데이터센터 등 기업 서버 수요가 하반기 메모리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밝힌 것과 결이 다른 예측이다. 장기계약 특성상 일단 D램 고정거래가격은 9월까지 보합 내지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분수령은 새로운 계약 가격이 결정되는 10월이다.
증권가에는 최근 D램 가격이 3분기에 정점을 찍고 4분기 이후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늘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현재 PC와 서버 업체가 보유한 D램 재고가 평상시 수준 이상”이라며 “D램 가격이 3분기에 고점을 형성한 후 4분기부터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듯 작년 말부터 증권가에서 제기한 ‘반도체 슈퍼사이클’ 전망은 최근 자취를 감췄다.
대신 과거 2017∼2018년에는 2년간 이어졌던 메모리 가격 상승 주기가 이번에는 1년 이내로 단축됐고, 가격 상승폭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으로 대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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