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두고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HMM은 창사 이래 첫 파업을 맡게 될 전망이다. 이 경우 중소 수출기업은 대규모 물류대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1일 업계에 따르면 HMM 노사는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HMM 본사에서 추가 임단협 교섭에 돌입했다. 배재훈 HMM 사장과 김진만 육상노조위원장, 전정근 해원노조위원장 등 노사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교섭에서 노사는 임금인상안에 대한 의견 차를 좁히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협상력은 노조가 우세하다는 평가다. 지난 31일 육상노조가 파업 찬반투표를 찬성률 97.88%로 가결하면서 해원노조와 마찬가지로 언제든 파업 등 쟁의행위를 벌일 수 있게 됐다. 해원노조는 조합원 300명 이상에게 사직서와 경쟁사인 세계 2위 선사 스위스 MSC로의 경력 이직서를 제출받은 상황이다. 교섭 결렬 시 즉각 사직서를 회사에 제출하고 경력 이직서를 MSC에 낼 계획이다.
HMM은 노조에 임금 8% 인상과 격려금 300%, 연말 결산 후 장려금 200% 추가 지급 등 제시안을 내놓았다. 반면 노조는 지난 8년간 임금이 동결된 만큼 이번에는 정상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임금 25% 인상, 성과급 1,200%를 요구하고 있다. 이날 교섭은 노사가 의견 합의만 본다면 곧장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육상·해원 노조위원장들이 조합원에게 교섭 관련 전권을 위임받으면서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투표 동의 과정을 생략하게 돼서다.
HMM 관계자는 “노조는 사측이 전향적인 제시안을 가져올 경우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라며 “회사도 물류대란을 우려해 최대한 열린 자세로 노사 합의를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HMM 해원노조는 이날부터 이틀 동안 선상시위를 진행한다. HMM 해원노조는 부산신항과 신선대부두에서 이날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2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두 차례 걸쳐 선상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선상시위는 자정께 부산항에 정박한 모든 HMM 선박이 15초 간 기적을 울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국해운노동조합협의회 소속 선박도 동참한다. 선원들은 “선원은 노예가 아니다”, “선원은 기계가 아니다”, “선원도 사람이다”, “선원도 국민이다” 등 구호를 함께 외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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