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비(028300)가 9개월 만에 코스닥 ‘넘버2’ 자리에 복귀했다. 코로나19 백신 승인 기대감과 신약의 임상 결과 발표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2일 코스닥 시장에서 에이치엘비는 전일 대비 6.45% 급등한 6만 4,4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6조 8,416억 원을 기록해 에코프로비엠(6조 5,123억 원)을 약 3,300억 원 차로 누르고 코스닥 시총 2위 자리를 되찾았다. 에이치엘비가 2위 자리에 오른 것은 지난해 11월 24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에이치엘비생명과학(067630)은 14.89% 급등한 1만 7,750원, 에이치엘비제약(047920)은 8.60% 오른 2만 9,050원에 종료했다.
올 2월 16일 에이치엘비는 신약의 임상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공표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주가가 폭락해 하루 만에 코스닥 시총 3위에서 8위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에이치엘비는 베트남 바이오 업체 나노젠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나노코박스’의 승인 기대가 재료가 돼 최근 10거래일 동안 55.93% 뛰어올랐다. 나노코박스는 재조합 단백질 백신으로,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에 비해 제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단점이 있지만 안전성이 높아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부터 나노젠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에이치엘비는 지난달 18일 나노젠과 협약을 체결해 나노코박스의 글로벌 권리(베트남·인도 등 일부 국가 제외)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달 8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세계폐암학회(WCLC2021)에서 리보세라닙에 대한 중국 병용 임상 결과를 발표한다는 소식도 이날 호재가 됐다. 리보세라닙은 에이치엘비가 글로벌 권리를 보유한 항암 치료제로 중국에서는 항서제약이 개발 및 판권을 가지고 있다.
한편 에이치엘비는 공매도 세력에 시달려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에이치엘비의 공매도 잔고 금액은 3,700억 원으로 코스닥 종목 중 가장 많다. 7월 중순 공매도 폐지를 주장해온 한국투자자연합회는 반(反)공매도 운동의 대상으로 에이치엘비를 지목해 집중 매수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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