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민지원금 대상자 여부 조회와 신청 등을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빅테크·핀테크에서 할 수 있게 하면서 기존 은행권 일각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국민적 관심이 높아 금융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회이지만 시중은행은 쏙 빠졌다는 것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1인당 25만 원씩 전 국민의 88%가 받을 수 있는 국민지원금 지급 대상 여부는 오는 6일부터 신용카드·체크카드 홈페이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콜센터와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앱 등에서 조회 및 신청을 할 수 있다. 또 정부의 ‘국민 비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 앱과 카카오톡·토스를 통해 사전 알림을 신청하면 하루 전인 5일에 지원금 수령 대상자 여부를 미리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국민지원금 충전이 카드사를 통해 이뤄지므로 카드사가 지원금 대상 여부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타당하다”면서도 “정부가 시중은행에는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의향이 있는지 타진하지도 않았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이어 “카카오뱅크·페이 앱에서 대상자 조회 및 신청을 할 수 있게 하고 네이버 앱, 카카오톡·토스를 통해서는 미리 대상자 여부까지 알 수 있게 하는 것은 차별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전 국민이 관심이 있는 사안인데 은행은 빠지고 빅테크·핀테크는 참여하게 됐다”며 “안 그래도 양측의 규제 차이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말이 많았는데 운동장을 더 기울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금융권 전반에는 금융 당국이 빅테크·핀테크와 금융사 간 규제 차별을 하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다. 서울경제가 지난달 10~18일 국내 국책·시중·지방은행(14명), 인터넷은행(2명), 카드(8명), 보험(9명), 빅테크(2명), 저축은행(3명) 등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38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금융 당국이 전통 금융사와 빅테크(핀테크)에 공정한 규제를 가하고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65.8%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세부적으로 ‘불공정’이 47.4%, ‘매우 불공정’이 18.4%였다. ‘보통’은 26.3%, ‘공정’은 5.3%, ‘매우 공정’은 2.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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